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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목을 비트는 새벽 진교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245화 5화 무료 240화 유료 (정가/판매가 화당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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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었다. 살기 위해 나라까지 바쳤다. 그러나 젖은 눈시울 속에 비친 남편의 모습은 초연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대의 조국은 앞으로 제국의 식민지로서 무한한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오. 잘 가시오, 아르시노에.” 죽어가는 망막이 비추는 건 그의 웃는 얼굴이었다. 또다시 모든 것을 잃은 루시는 이번에야말로 그에게 반격하리라 결심하고서 네 번째 삶의 막을 올린다. 세 번의 죽음이 가져다준 진리는 단순했다. 첫째, 가련한 궁중의 꽃이 아닌 한눈에 모든 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매가 될 것. 둘째, 제국을 치기 위해서 왕좌를 거머쥐는 것.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성군이 되십시오, 폐하.” 모든 것을 섬멸할 수 있는 가장 예리한 검. 발터 하이베르그의 주인이 되는 것. * * * “괜찮아.” 마음대로 해도 돼. 응석 부리듯 속삭이며 그의 관자놀이에 입술을 내리눌렀다. 보드라운 감촉이 이어질수록 그의 뇌리를 메운 상념도 조금씩 희미해져 갔다. 남은 건, 눈을 감은 채 제 입술을 탐하는 눈앞의 여자가 미칠 듯이 사랑스럽다는 사실과. 저 상기된 얼굴을 울리고 싶다는 욕망, 두 가지뿐이었다. “…원하신다면.” 그는 흐트러지는 주군의 모습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검은 욕망이 그보다 더 검은 눈동자 속에 숨어 소리 없이 루시를 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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