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너 따위가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건가?』 이리 말한 오만한 원작 남주는 그를 짝사랑하던 조연의 칼에 찔려 죽었다. 피폐 로판 소설 《공작가의 은밀한 유혹》 하필 그 원작 소설의 악역 조연에 빙의한 에블린은 살인자가 될 운명에서 벗어나 안락한 2회차 인생을 노리는데……. ‘그래! 성격 나쁜 원작 남주를 갱생시켜 여주와 이어 준 뒤 안전하게 하차하자.’ 천만다행으로 에블린은 원작 남주가 8살 때 처음 그를 만난다. 제국 제1 공작 가문의 주인인 라시드 에겐하르트. 드래곤의 후손으로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오만불손한 성격으로 유명한 미소년. “나를 조금 더 예뻐해 줘!” 에블린은 이렇게 뻔뻔하게 요구하는 건방진 꼬맹이를, ‘제국의 보석’이라 불리는 미모에 수컷 냄새 진동하는 성인 남자로 키우는 데 성공한다. 이제 에블린은 원작 여주가 등장해 라시드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은 안전하게 원작에서 하차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요즘 나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거 같다는 건 내 착각일 뿐인가?” “각하가 아닌 라시드라고 불러. 놀이 친구잖아.” “당신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건 결코 용납 못해.” 예상치도 않게 원작 남주 라시드 에겐하르트 공작이 에블린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당신을 내 얼굴과 몸으로 유혹할 생각이라고 했잖아?” 그것도 매우 노골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