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비린내 나는 어린애라니. 노인네가 노망이 단단히 드셨지.” 새어머니와 배다른 동생, 저를 돌보지 않는 아버지. 혜원에게 집이란 그런 장소였다. 지옥보다도 괴로운 곳. 매일같이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경매품처럼 억지로 맞선을 나가던 혜원에게 어느 날,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의 첫사랑이자 운한 그룹의 후계자 지태헌. “3년이면 돼요. 그때 동안만 제 남편이 되어 주세요.” “소꿉놀이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은데.” 그는 소문대로 무자비하고 차가웠다. 하지만 놓칠 수 없었다. 혜원에겐 그가 마지막 기회였다. “올라가서 확인해 보실래요? 제가 전무님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태헌은 그에 기꺼이 응한다. “누가 말 안 해 줬나 봐. 그런 눈으로 보면 남자는 돌아 버린다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계약 결혼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