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년 만의 재회였다. “보고 싶었어. 여전하네.” 수지에게 민혁은 예전의 ‘동생 친구’가 아니었다. 여전히 눈을 뗄 수 없이 해사한 그 미소만 빼고. *** “날 이렇게 만든, 책임은 져야지.” 감히 상상치도 못했던 이런 능숙함이라니, 마치 홀린 것처럼 어느새 민혁의 품속이었다. 거침없는 움직임과 달리 부드러운 손길이 피부에 스칠 때마다 아찔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대체 어쩌다 동생 친구랑 이렇게 된 거지?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한 집에 같이 사는 게 ‘동거’ 아닌가?” 아무래도 꼬리가 9개쯤 달린 위험한 연하남의 눈에 단단히 들어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