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히다니. 그것도 내 집에서! 유준은 집 안의 낯선 공간으로 뚝 떨어졌다. 늘 냉정하고 무심한 쇼윈도 아내, 서연과 함께. "이런 상황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당황스러운 사태에도 지나치게 침착한 서연이 답답했던 유준은 결국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건네는데, "당신과 자고 싶다는 생각." "……!" 예상치 못한 대답이 벼락처럼 떨어졌다. 냉담하기만 하던 서연이 유준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열기가 엿보였다. "……감당할 수 있어?" "자신 없어? 자신 없으면 관두든지." 잠시 얼어붙은 유준은 제 안의 뭔가가 툭, 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손은 갈급하듯 서연에게로 향했다. "미쳤군. 미친 짓이야, 이건." 그러나 이미 늦었다는 건 그도 알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서연의 입가에 스친 미소도 알지 못한 채였다. -15세 이용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