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인 단아는 가시밭길보다 험난하다는 공론화를 선택하지만 꽃뱀이란 프레임과 모두가 제게 등을 돌린 현실만이 남았다. “‘성치우 부사장이 조용히 묻으려 했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알고 보니 성태언의 애인이었다. 그 여자가 온엘 그룹의 며느리까지 되었다.’ 이걸 원하는 건가요, 성태언 씨는?” 그런 그때, 온엘 그룹의 정점에 서기 위해 제 사건을 이용하려는 성태언이 나타났다. 그녀는 태언이 내민 손을 기꺼이 잡았다. 꽃뱀이란 억울한 프레임을 뒤집어쓰고 대한민국에서 살 바에야 오너가의 시한폭탄으로 사는 게 나았으니까. *** “송단아 씬 모르죠? 그쪽이 기사 막은 거.” “알 리가. 그쪽이 말한다면 모를까. 그런데 그럴 수 없잖아, 그쪽.” 눈을 부라리는 도주명 기자에게 태언은 평온한 미소를 그렸다. 이미 한배를 탄 사이인 도주명에게 이 정도는 해도 되지 않나. 그러나 도주명의 생각은 다른 듯 눈동자가 싸늘해졌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우리에게 왜 온엘가가 쉬쉬하기 바쁘던 경비행기 사고 독점 기사를 약속했는지. 왜 그 대신 원했던 게 온엘 쇼핑 성희롱 사건 함구였는지. 답은 간단히 나오더군요.” “…….” “당신은 그룹의 정점에 서기 위해 송단아를 끌어들인 게 아니야. 그렇지 않나?” 치고 들어 온 핵심에 태언의 미소가 조금 더 짙어졌다. 간단히 나왔다는 그 답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