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 니가 오늘부터 개처럼 기어서 갚아야 할 돈. 뭐부터 하는 게 좋을까? ” 시칠리아 마피아 아시아 지부장 남하진. 콘도르 전임 보스인 폴 카스텔라노의 양자로 이제 막 콘도르의 보스가 되었다. 새 사업의 자금을 통째로 강탈한 변절자를 찾는 시선의 끝에 있는 스물 넷의 어린 여자애. 소꿉친구의 호구 노릇을 하던 똘망똘망한 여자애를 인질삼아 데려왔지만, 여자애는 빚을 갚겠다며 똑부러지게 대든다. ** 팔짱을 낀 하진의 눈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고 눈물을 매단 새까만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다시 또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10억. 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계집애는 그 돈의 1원도 갚지 못할 터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 계집애의 모든 걸 다 조롱하면서 갖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구미가 당겼다. “ 좋아. 받아들이지. 하지만 그 사이엔 내 인질이니 내가 시키는대로 다 해야 할 거야. ” 하진이 쉽게 승낙하자 영은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고 온 몸에 힘을 다 주었다. 걱정하지 마. 이 깡패 새끼야. 절대로 너한테 굴복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영은 불타는 눈으로 이 여유로워 보이는 남자와의 전면 승부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