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몰랐나보네. 이 바닥에서 나 미친놈으로 통하는 거.” 8년 만에 나타난 강태주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 은수는 태주를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고단한 제 삶의 유일한 빛이었던 태주를 마음속에 늘 품고 있었다. “제발 이러지 마.” 그러나 결코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될 마음이었다. 은수는 필사적으로 태주에게서 도망쳤다. “네가 지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야.” 하지만 밀어낸 것이 무색하게 태주는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은수를 옭아맸다. “넌 그냥 미친놈 장단에 못 이기는 척 넘어오면 돼.” 더는 은수가 기억하고 있던 강태주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