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분명 넘어오지 말라고, 경고 했는데.”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와 습기를 머금은 더운 숨이 지안의 뺨에 닿았다. “그럼에도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두 사람의 입술은 조금만 움직여도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지금부터는 내가 넘겠습니다. 그 선.” “…….” “나도 이제 더는 못 해먹겠거든.” 지안이 막 입을 떼려는 순간, 현은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순식간에 그녀의 숨결을 머금었다. 실낱같던 이성의 끈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버린 지 오래였다. 잊고 있었던 장면이 떠올랐을 때부터,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것을, 무엇을 위해 이제껏 버티고 있었는지. 우스울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참아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달콤함이 입 안 가득 들어찼다. 세상 어떠한 것도, 이보다 더 달수는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