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를 만났을 때, 무서웠다. 덜컥 차오르는 두려움의 정체를 잘 몰랐다. 두 번째 봤을 때, 그가 위험해지는 게 싫었다. 그리고 지금, 평온한 얼굴로 타오르는 욕망을 뿜어내는 그를 미치도록 갖고 싶었다. 태상은 겁도 없이 자신에게 달라붙는 연수의 손을 꽉 쥐며 말했다. “감당할 자신 없으면 미친놈은 건드리는 게 아니지.” “아까 그쪽이 내 거, 망가뜨렸잖아요. 보상해주세요.” 연수는 떠오르는 아무 말이나 지껄였다. 스스로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이곳에 남아서 그를 기다린 건지. 이번에도 자신을 구해준 그에게 끊어진 팔찌 따위를 보상해 달라고 하는 게 얼마나 어이없는 헛소리인지, 뱉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가 향긋한 비누 냄새가 나는 얼굴을 연수의 앞으로 훅 들이밀었다. 위험할 정도로 잘생긴 얼굴. 먹이를 사냥하는 짐승의 눈동자가 연수를 뚫어지라 응시했다. “다른 방식으로 보상하고 싶은데?” 고개를 들자 태상이 한 손으로 뺨을 감쌌다. 그리고 붉은빛으로 도톰해진 입술을 집어삼켰다. 진한 키스는 서로에게 강렬한 첫정으로 이어졌다. “실수니 뭐니 그딴 소리 하면 가만 안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