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여자를 사랑하게 된 착한 남자의 지독한 로맨스 <못된 것> “너 나랑 잤다고 뭐라도 된 것처럼 굴면 가만 안 둘 거야. 우리는 그냥... 으읍.” 은우가 지희의 허리를 감아서 입을 맞추었다. 달콤한 키스에 매정함으로 무장한 모진 마음이 녹아내렸다. 지희가 단단한 어깨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 맞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친구 사이야. 조금 특별한 것뿐이고. 가끔 야한 것도 하고.” 마지막 말에 지희의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랐다. “내일 뭐 해, 영화 볼래? 아니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뭐 좋아해?” “네가 뭔데 나랑 영화 보고 밥을 먹어? 나 말고 다른 여자랑 해.” 은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일어선 지희에게 다가갔다. 커다란 덩치가 가까워지자 겁먹은 그녀가 조금씩 뒤로 물러섰고 등이 벽에 닿았다. 그가 어울리지 않게 양팔로 떨고 있는 어깨를 가두며 진지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정말 너 말고 다른 여자랑 해? 영화 보고 밥 먹고 잠도 자고?” 지희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은우의 시선이 그녀를 집요하게 쫓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