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애송이한테 흥분 안 된다며. 지금도 그래요?” “……너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어?” 8년 전, 후배인 승호의 고백을 거절하며 했던 말이 그대로 이경에게 돌아왔다. “지금까지 선배만큼 눈에 들어오는 여자가 없었어. 오히려 더 간절해졌지. 서이경이.” 그의 커다란 손이 이경의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온 손이 천천히 살결을 어루만졌다. “그래서 대답은요? 아니면, 확인해 봐도 돼요?” “……농담이 지나쳐.” “어차피…… 되돌리기엔 늦지 않았나.” 숨결이 닿을 만큼 거리를 좁힌 그에게서 풍기는 아찔한 향에 이경은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