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애라도 배서 교현이 옆에 붙어 있을 건 아니지?” “……아니에요, 어머니.” “그래, 그래야 착한 며느리지.” 지독하게 짝사랑했던 교현과의 결혼 생활은 괴로움뿐이었다. 고된 시집살이와 무심한 남편도 이를 악물고 버텨 왔는데. 그런데, 임신이라니. 누구도 아이를 반기지 않는 집안에서 연우는 자신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와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이혼이라니. 내가 잘못 들었나?” 그의 한쪽 눈썹이 날카로이 솟구쳤다. “이제껏 잘해 왔잖아. 성가시지 않게.” “……선배." “나한텐 다른 여자가 아니라 네가 필요해.” 일방적인 사랑이 얼마나 비참한지. 무심한 한 마디에도 연우의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