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 내 옆에 있어. 그냥 형식적인 부부로.” 남자를 사랑해서 결혼한 여자와, 오로지 자신의 사정에 의해 결혼한 남자. 여리지만 강인한 여자 수인과 강인하지만 여린 남자 도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진한 사랑 *** “아이스크림 케이크는요?” “……사왔어.” “얼른 먹어야겠다!” 욕망으로 똘똘 뭉친 자신의 눈빛을 모른 척하며 드레스 룸으로 걸어가려는 수인을 다시 붙잡아 세웠다. “……사왔는데.” 그는 느릿느릿 했던 말을 다시 하며 수인을 바라봤다. 그 와중에 타월 매듭을 꼭 움켜잡는 손짓이 보였지만 도준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았다. “조금 이따가 먹는 게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