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샀어. 그러니 전부 내 것이야.” 제 소유물에게 경고하는 주인의 음성이 사뭇 노여웠다. 아버지의 큰 빚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사희를 산 남자. 그가 요구한 건 어느 기업 회장이 오래전 잃어버렸다던 외동딸의 대역이었다. “남들과 있을 때 당신은 내가 모시는 아가씨야.” “…….” “하지만 단둘이 있을 때는 내가 당신을 샀다는 걸 잊지 마.” 두 개의 얼굴이 달렸다는 야누스 신. 사희는 그의 노예이자 위험한 연극의 배우가 되었다. 그리고 노예가 주인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공범이 될게요. 당신이 원하는 결말에 내가 필요하다면.” 사희를 비웃던 남자는 알지 못했다. 노예를 사랑하는 주인이야말로 예속된 존재라는 것을. 완전한 종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