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할애비가 친구들과 첫 손주들끼리 결혼시키자는 약속을 했단다.” 할아버지가 손주끼리 서로 맺어주자고 우스갯소리로 약속했다는 결혼. 그 결혼은 정략결혼이 되어, 소은이 스무 살이 되자마자 급격히 진행됐다. “애는 애인가 보네.” “아닌데……. 저도 알 만큼 다 아는 성인이라구요.” “그러면 이제 서로 아내 노릇, 남편 노릇 하자고.” 대학생인 소은을 애 취급 하면서, 남편은 불타는 눈으로 그녀를 잡아먹을 듯 하다가도 금방 놔주었다. 무뚝뚝하면서도 묘하게 잘해 주는 탓에 정신이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소은이 다니는 학과 교수님으로 남편이 부임했다. “양소은 학생은 잠시 남아요.” *** “뭐든 다 알고 있다며 자신만만해하던 사람이 누구였지?” “그, 그건……!” “가르칠 게 너무 많네. 밤마다 수업하고 싶다, 소은아.” 본의 아니게 교수님과 결혼을 한 게 되어서, 학교에서, 한 침대에서, 쫓고 쫓기게 생겼다. 그런 소은의 앞에 놀랍게도 정략결혼 대상이 한 명 더 나타나는데……. “이혼하고 나한테 와. 나도 원래 네 정략결혼 상대였어.” 세 명의 손주들의 삼각관계. 나, 이 결혼을 유지해도 괜찮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