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 줄래요?” “……시작하면, 놓지 못할 거야.” 뜨거운 숨결, 보드라운 살결. 터질 듯한 심장. 닿는 것만으로 퍼지는 원초적 감각에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그녀는 자신을 이유진이라 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를 기억하지 말아요.” 나는, 기억해서 곁에 두겠다 다짐했다. 원하지 않아도 내 쪽에서 이 관계를 시작할 거였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져 버렸다. 남은 건 사춘기 때나 겪던 욕망의 잔재뿐. 그리고 1년 후. “그쪽이 찾는 ‘대표’라는 사람, 나 아닌가? 백도경 비서?” “가…… 강무진 씨?” 그렇게나 찾아 헤맸던 여자가 제 발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