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렌, 우린 도대체 무슨 관계지?” 케드릭슨이 달뜬 숨을 다독이며 물었다. “즐기는 사이죠.” 달렌의 대답에 케드릭슨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그의 붉은 눈동자에 난폭한 집착이 어렸다. “왜. 오늘도 침대 밖으로 몰래 도망치려 했나? 차갑게 식은 옆자리와 나만 두고?” * * * 세계적인 침구 회사 최연소 연구 팀장이었던 그녀는, 새드 엔딩 소설 속으로 별안간 빙의하고 말았다. 오열하고 매달리고 망가질 인생만 펼쳐져 있는 주인공으로.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망할 것 같아? 어림도 없지. 옆나라의 횡포로 불면증이 감기처럼 퍼진 이곳에서, 특기를 살려 만든 잠이 솔솔 오는 베개로 돈을 아주 쓸어모으는 삶을 이룩해 냈다. 떵떵거리며 살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왕비 마마께서 닥터 달렌을 왕궁으로 직접 초대하셨습니다.” 심지어 마차에서 내린 건, 원작의 남자 주인공 (예비) 폭군 케드릭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