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위너에게는 이름이 세 개였다. 브로위너 하코트, 고아원 출신의 전직 보모이자 사람을 죽이고 달아난 범죄자. 브로위너 하워드, 3개월짜리 계약을 맺고 제레미 러브데일에게 고용된 조사원. 브로위너 펨버튼, 러브데일 공작이 친히 후견하는 미모의 자작 영애이자…… 휘팅엄 사교계를 뒤흔든 스캔들의 주인공. 처음부터, 계약 기간이 지나고 보수가 지급되면 끝날 관계였다. 계약 종료일에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했다. “성공 보수나 추천서는 필요없어요. ……대신, 공작님의 하루를 제게 주시면 좋겠어요.” 더는 가차없는 고용주도, 관대한 후견인도 아니게 된 젊은 공작이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 하루에 낮과 밤이 다 포함된다는 것은 알고서 하는 말이겠지요, 하워드 양?” “알고 있어요.” “숙녀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남은 것은 사기꾼, 살인자, 타락한 여자라는 오명뿐인 브로위너 하코트로 돌아가려 할 때 제레미 러브데일은 그녀에게 또 다른 삶을 찾아주었다. 그러고는 별안간 새 이름을 제안해 왔다. “당신이 누구든, 과거에 뭘 했든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새 출발을 위해 브로위너 러브데일이라는 이름을 줄 수 있는 건 나뿐이에요.” 과거를 청산하고 새 출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 그것은 그와 결혼해 브로위너 러브데일이 되는 것이었다. 이제 결정은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