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봐. 넌 어떤 여잔지. 천사의 탈을 쓴 매춘부야? 아니면 돈에 눈이 멀어 뭐든 하는 여자야?” “놔줘요……. 이건…… 아이에게 좋지 않아요…….” 비웃음이 그녀의 얼굴에 고스란히 떨어졌다. “내 아이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무슨 상관이야?” “원치도 않는 결혼에, 날 떠민 건 맞지만…… 매 순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어요. 지금은 당신과의 결혼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것참 눈물겨운 소리군. 모르는 이가 들으면 네가 앞으로 날 사랑이라도 할 줄 알겠어.” “부부면, 사랑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진명이 소리 내 웃었다. 태어나 가장 재미있는 말을 들은 것처럼 목을 울려 웃었다. 온유는 그의 비웃음에도 굴하지 않았다. “처음엔 아니었지만, 아이를 낳고 함께 살아가다 보면 서로 사랑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내 생각이, 틀린 건가요?” 이내 잔뜩 비틀린 얼굴이 또다시 그녀를 위협했다. “이제 보니 넌 정말 어리석어. 하긴, 어쩌면 네 어리석음이 어머니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는지도 모르겠어. 애초에 머리 좋고 계산 빠른 여자는 결혼 후보에 올리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 원치 않던 결혼에조차 진심이기에 더 힘들기만 한 온유. 그런 그녀를 비웃지만, 결국엔 온전히 갖지 못해 분노하는 진명. “이러지 말아요……!” “네 남편이 누군지 알려주려면 이 수밖에 더 있어? 지금 네가, 어디에 누굴, 담아내는지 똑똑히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