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봐.” 아내가 처음 사라졌던 날도, 태석은 화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는 달랐다. 맹렬하게 들끓는 그의 눈빛이, 터질 것 같은 위태로운 기운이 그걸 말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싫었을까. 치가 떨리도록 끔찍했을 내 품에 너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밤마다 안겼을까. “헤어져요.” “우리가 왜 헤어져.” 널 진심으로 사랑하는 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하지 마.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너는 내가 유일하게 열망해 본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