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메뉴 건너뛰고 본문으로 가기
표지 이미지
알림 버튼 트위터
상큼한 개XX 버드냥이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22화 22화 무료
조회수 326 8 댓글 4

‘필연’이란 어지럽게 스쳐 지나가는 우연 중에 간혹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짝을 일컫는 표현이라던가? 오늘은 한서희 인생, 햇수로 세면 26년 중 최악의 하루였다. 참 이상하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정말 더없이 운이 좋았는데? 이탈리아 유학을 5년 만에 마치고, 귀국 몇 개월 만에 대기업 ‘에클라티크’에 입사하지 않았나? 심지어 심각한 사고만 안 치면 정규직이 보장되는 채용공고였다. 하지만, 입이 방정이었다. ―어? 사별남? 첫 출근날 사장님을 보자마자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였다. 최한경 사장. 그는 함훈 그룹 회장의 손자로 훤칠하고 다부진 몸에 화사한 외모의 소유자다. 하지만 성격은 그렇지 못했다. 그런 비뚤어진 사람에게 한서희는 수개월 전에 이상한 인상을 남겼었다. ―그쪽은 나폴리에서 만났던 사차원하고 똑같이 생겼는데요. 저 남자는 우리의 만남을 기억조차 못 한다. 처음은 베네치아의 리알토다리에서. 그가 운하를 향해 버린 결혼 반지가 한서희의 머리에 떨어졌었다. 두 번째는 피사에서. 반지를 돌려주려 했지만, 사진을 찍어주고는 떠나가 버렸다. 결국 나폴리에서 이뤄진 세 번째 만남에서 반지를 돌려주긴 했는데, 분위기에 취한 나머지 망상병 환자 같은 소릴 하고 말았다. ―행복하게 살아가세요, 하늘에 계신 부인 분께서도 그러기를 바라실 거예요. 다신 안 볼 줄 알았지. 그러나 그 남자가 지금 앞에 서 있다. 아름답게 웃으면서. ―인사과장님, 한서희 씨는 비서실에서 쓸 테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삶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