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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이 문더쿠 웹소설 전체 이용가 총 8화 8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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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을 좋아했다. 베일 것 같은 찬 바람에 몸을 내던지고 목덜미의 힘을 바짝 세우는, 그 느낌을 즐겼다. 그런 기분, 사람에게선 느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평범한 겨울날, 한 남자를 만났다. 로비스트 한혁진. 거침없이 다가와 목덜미까지 날을 밀고 들어온다.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던 장난질에도 구둣발을 꼿꼿이 고정한 채 나를 내려다본다. 오늘 아침, 향수를 고르는 걸 고민하게 만들었다. 어제 나를 스칠 때 미세하게 찡그리던 얼굴이 떠올라서. 그 향기는 취향이 아니었던 걸까? 헷갈린다. 온몸에 채워지는 긴장감이 이 계절 때문인지 아니면 이 남자 때문인지. 어느 낮에는 찬 바람을, 어느 밤에는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남기고 사라지는 남자. 입으로는 나의 추락을, 눈으로는 나의 구원을 이야기하는 남자.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밤에는 당신이 기어코 나를 찌르러 와주길 기다리고 있어. 당신의 시커먼 속내가 종국에 나를 잿더미로 뒤집어씌울지라도. “날 무너뜨려 봐요.” 겁도 없이, 너에게 나를 들이밀었다. lettering_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