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들이 전원 실종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엑스트라 NPC인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내가 그린 그림 속에 갇힌 남주들의 얼굴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가만히 있다가는 남주들을 감금해 놓고 시치미 뚝 떼는 마녀라며 누명을 쓰고 처형당할 판이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그림 속으로 들어갔는데……. “난 단 한 번도 널 친구로 생각한 적 없어.” “다시 만날 날을…… 기대했습니다.” “당신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어요.” “자기야. 나 안 보고 싶었어?” 없던 과거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남주들과 지독하게 엮여 버렸다. 다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그때, 판도라의 눈앞에 하얀 네모 창이 깜빡였다. ▶판도라의 항아리를 여시겠습니까? 어쩌면 나는…… 열지 말아야 할 것을 열어 버린 게 아닐까. “좋은 아침입니다, 판도라 양.” 판도라를 사랑하는 다섯 남자와 진한 물감 냄새 나는 판도라의 이야기. 남주들이…… 내 그림 속에 갇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