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엔 왕국 최강의 금빛 총사령관이었던 여인 아그네스. 명령과 복종밖에 모르던 그녀가 누군가에게 강제로 환생을 당했다. 그런데 시간은 이미 50년이 지났고. 전생에서의 화려한 이력은 모두 사라진 지금 그녀의 모습은 기면증과 뭉유병을 앓고 있는 병약한 공녀일 뿐이다. 스무살이 되면서 몽유와 기면증으로 인한 그녀의 삶은 이제 고작 6개월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인생무상. 이미 한 번 살아 본 인생. 조용히 숲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말그대로 그녀의 바램이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공녀 소환으로 새디튼으로 돌아가게 된다. 자신을 죽였던 왕은 이제 늙고, 눈도 멀어버린 상태. 그를 보니 지난날의 영화가 부질없게 느껴지고. 새삼 실낱같이 남아 있던 그에 대한 복수심은 심하게 흔들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딸, 에스더 왕녀가 검을 들고 결투를 신청했다. 왜?도대체 자신과 결투를 하려고 달려드는 왕녀가 이해되지 않는 아그네스. 그런데 갑자기 자신과 결혼을 하게 될 공작이 나타나 그 결투를 허락해버린다. 하지만, 자신은 병약한 공녀일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에 무기력을 느낀다. 그런데 자신의 남편이라는 이 공작이라는 작자의 행동이 수상하다. 마치 자신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질 않나. 마치 군사를 훈련시키는 것처럼 자신을 시험하는 그를 보니 오기가 생긴다. ‘내가 한참 전쟁에 있을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핏덩이 주제에.’ 하지만, 오기 부려봤자 손해를 보는 쪽은 항상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