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한테 못 벗어나, 유송주.” 흠결 하나 없는 완벽한 정략결혼이었다. 의무와 책임만 존재하는, 서로 필요가 없어진다면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관계. 하지만 5년이라는 짧고 또 긴 시간 동안 진우재가 유송주에게 서서히 스며들고 말았다. "이혼해요, 우리." 그래서 버려지기 전에 먼저 버렸다. 그러지 않으면 부서져 버릴 것 같아서. 그의 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버틸 자신이 없어서. “좋아. 단 3개월 후에. 잔말 말고 내 곁에 붙어있어. 그것만 지나면 네 인생에서 알아서 꺼져줄 테니까.” 제안이 아닌 협박, 부탁이 아닌 강요 후에 두 사람 사이에 남은 것은 3개월의 유예 기간과 이혼 계약뿐. 결혼이 합병이었듯 이혼 역시 별 다를 바 없는 비즈니스여야 하는데……. “도망갈 생각 따위 못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집어삼킬 거야.” 이혼 계약이 완벽하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거칠게 구애하는 진우재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