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잔으로 팔려 온 적국 황실의 사생아, 이네스. 레이언은 그녀의 푸른 눈에 어린 순수를 볼 때마다 짓밟고 싶었다. 자꾸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꼴이 거슬려서, 그녀가 제 발로 그에게 올 수밖에 없도록 유혹하고 길들였다. “사랑해요, 전하. ……봄에는 같이 외출해요.” “그래.” 갖고 나니 별것도 아니었다. 맹목적이기까지 한 고백은 그에게 당연한 것이 되었다. “……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다시는 만나지 말아요, 우리.” 예기치 못한 순간, 그녀가 눈앞에서 죽음으로 도망치기 전까지는. * * * “널 다시 찾으면 꼭 해야 하는 말이 있었는데…….” “하지 말아요.” 이네스는 그의 말을 끊어 냈다. 그의 표정도, 눈물도 어차피 진심이 아닐 것이다. “저는 당신의 아내가 아니에요.” “…….” “그러니 전하께서는 눈물로 제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십니다.” #후회물 #찌통물 #약피폐 #쓰레기주의 #집착남 #다정남 #짝사랑 #순진여주->무심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