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오빠가 자살을 했다. 부모 없이 의지할 곳이라곤 서로가 전부였던, 아버지이자 친구였던 수형이 너무나 쉽게 세상을 등졌다. “우리 오빠, 갑자기 자살할 사람 아니야.” 갑작스러운 죽음을 납득할 수 없었지만 수인은 그가 남긴 일기장 속에서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알게 되었다.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테니까.” 전부를 잃었고, 모든 것을 버렸다. 오직 남은 것은 자신을 잃게 만드는 복수심뿐이었다. 모든 걸 빼앗아 간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단지 수단으로써 이용할 도구가 필요했다. “만나고 싶었어요, 태윤성 씨.” “나를 왜?” “당신 같은 남자는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 궁금해서.” 철저하게 계획되고 의도된, 그 남자를 향한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