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부터 여자였다, 진우에게 한겨울은. 어른이 되면 고백하겠노라 결심했던 진우였으나 겨울이 일찍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그의 첫사랑은 그렇게 소리 없이 사그라져 버린다. 그로부터 7년 뒤, 스물일곱이 된 진우 앞에 서른이 된 겨울이 미망인이 되어 나타나고, 잠시 멈춰 있던 진우의 마음도 다시금 겨울에게로 올곧게 향하기 시작하는데……. “박진우, 착각하지 마. 너랑 나랑은 그저 어릴 때 친구일 뿐이야. 내가 너에게 내 모든 것을 말해야 할 만큼 우리 가까운 사이 아니야. 네가 이러는 거 오버야. 나한테 신경 쓰지 마.” “아니. 난 계속 너한테 신경 쓸 거야. 우리가 가까운 사이가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래? 그러면 가까운 사이가 되면 되겠네.” “나, 너랑 이런 쓸데없는 걸로 감정 소모하기 싫어.” “나, 너 좋아해. 너를 처음 본 일곱 살 그때부터 스물일곱 지금까지 20년 동안 너만 좋아했어.” “또 그 소리야? 이젠 정말 지겹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 넌 예전에도 동생이었고, 지금도 동생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