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커피와 웃음을 팝니다.’ 유리문에 달린 차임이 울렸다. 새카만 머리카락과 새카만 눈동자, 깎아지른 듯 칼 같은 이목구비. 선명하고 차가운 남자. “죄송합니다. 오늘은 영업이 끝났습니다.” “유족이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던데.” 그가 숨을 쉬면 그를 둘러싼 주변 공기까지 다 무겁고 차가워졌다. “적어도 내 가족을 죽인 놈이 저 태양 아래에 활보하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범인을 잡아서 죽이기라도 ……하실 건가요?” 시안이 영우를 돌아봤다. “살게 해야죠. 이 지옥에. 아니, 이보다 더한 지옥에.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그래도 벗어날 수는 없는 그런 지옥에 매일 살게 할 겁니다.” 그의 마지막 말만이 온전한 그의 진심이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마음은 오로지 그것 하나라는 것. 새카맣게 얼어붙은 그의 눈이 그렇게 말했다. 무섭고 슬펐다. -마침내, 봄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