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은 하늘 높이 떠오른 날. 투라족의 젊은 족장 파사우는 모든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성대한 혼례를 치렀다. 천막 안에서 치러진 초야의 밤. 그의 신부는 가죽끈으로 두 손발이 묶인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사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을 위해 치장한 아리아의 모습을 몇 번이고 훑어보았다. “아직 손은 안 돼. 첫날밤에는 묶어두는 게 관례니까. 훔쳐온 신부가 신랑에게 해코지 못하도록 말이지.” “안…… 해요, 그런 짓…….” “실컷 안고 나면 풀어줄게. 그전에는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니까.” 파사우는 다시 한 번 아리아의 뺨에 입 맞추고 속삭였다. “이제 첫날밤이니, 신랑의 권리를 누려야지.” 파사우는 이제 끓어오르는 욕정을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었다. 이젠 그녀가 그만의 신부가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