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원수의 딸을 유괴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자신의 복수를 완성할 도구로 길렀다. 하지만 복수는 직선이 아니라, 언제든 자신을 향해 되돌아오는 부메랑이다. 그녀가 품었던 모성은 복수와 얽히며 서서히 뒤틀리고, 끝내 그녀 자신을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파괴한다. **〈복수의 딸〉**은 한 여자가 잃어버린 삶을 되찾기 위해 선택한 극단의 선택이 결국 어느 누구도 구원하지 못하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는, 사랑과 증오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성 비극을 그린다. 화려한 투자자로 세상 앞에 성공한 얼굴을 보여주지만, 그 얼굴 뒤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처와 광기가 숨어 있다. 그녀는 민들레처럼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가시 돋힌 장미처럼 손에 쥐면 피가 나는 여자다. 냉정함과 온화함이 공존하고, 잔혹함과 연민이 한 사람 안에서 뒤엉켜 그녀라는 존재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을 떠난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복수를 잊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오장육부를 녹이고, 털끝부터 뼈속까지 원수를 남김없이 부수리라. 하지만 그녀가 향하던 그 칼날 끝에는 아이 대신, 자신의 진짜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줄거리 남편과 갓난아기를 잃은 비극 이후,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몇 년 후, 전혀 다른 이름과 얼굴로 나타난 그녀는 거대한 글로벌 자본을 움직이는 정체불명의 투자자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남편과 아이의 죽음 뒤에 숨어 있던 실체, 그 절대 권력을 무너뜨리는 것. 그 복수의 시작점은 단순했다. 원수의 딸을 빼앗아 오는 것. 그 아이가 자라 원수의 심장을 찢는 열쇠가 되기를 바라며 그녀는 아이를 길러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그녀의 냉혹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복수의 도구로 삼으려 했던 아이는 어느새 그녀의 심장 가장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그녀가 잃어버린 ‘엄마’라는 이름을 다시 불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진실은 언젠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날 이후 모든 관계는 무너지고, 그녀의 복수는 칼날을 돌려 그녀 자신을 향해 날아든다. 결국 그녀는 알아차린다. 자신이 파괴하려던 대상보다 더 깊은 어둠이 이미 자기 내면에 자라나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어둠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마저 집어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