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도시의 지도에서 길을 찾지만, 또 어떤 사람은 한 사람의 눈빛 속에서 영원히 머무를 집을 발견한다.” 빗소리가 감도는 카페 ‘잔향’. 그곳에서 고독한 소설가 지우와 열정적인 건축가 서현은 매일 서로 다른 세계를 짓고 있었다. 지우는 단어와 문장으로 사람의 감정을 쌓아 올리는 '서사'를, 서현은 튼튼한 구조와 아름다운 곡선으로 사람들이 머무를 '공간'을 설계한다. 수개월간의 묵묵한 시선 끝에, 우연히 마주친 노트 한 권이 두 사람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서현의 재래시장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비효율적인 곡선'이라는 정치적 공격에 직면하자, 지우는 펜을 들고 그녀의 '구조'를 변호하기 위한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문장'을 짓기 시작한다. 서로의 가장 중요한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협력하게 된 두 사람. 건축가와 소설가, 완전히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과연 이 혼란한 도시 속에서 서로에게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영원히 머무를 집’이 되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