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외면적으로는 누구보다 평온하고 자상한 어머니, 믿음직한 아내로 보이지만, 그 이면엔 차디찬 저택의 집사로서 냉철하고 단단한 얼굴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고요한 고백이 숨겨져 있다. 보육원 출신에 거리에서 살아온 과거를 지닌 **엄마(50대 초반)**는 세상에게 철저히 속마음을 감춘 채 살아간다. 그녀는 술 취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절망 끝에 차도로 향하다 패션 그룹 회장의 차에 치인다.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그녀는 병원에서 딸을 낳고, 우연히 마주친 회장의 신분과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딸과 회장의 손녀를 바꿔치기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날 밤, 그녀는 단 하나를 바란다. "내 딸만은 나처럼 살지 않기를." 그렇게 태어난 두 개의 인생. 하나는 엄마 곁에서 사랑을 배우며 자라난 집사 딸(33세). 씩씩하고 성실하며, 낮에는 명품관 우수사원으로, 밤에는 아마추어 디자이너로 열정을 불태우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경제적 고난 속에서도 한 가정을 지탱하며 살아왔다. 자신을 지켜준 엄마를 누구보다 깊이 사랑하며, 엄마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강한 심성을 지녔다. 또 하나는 금수저로 자라났지만 누구보다 외롭고 병든 삶을 살아온 회장의 손녀(33세). 충동조절 장애와 쇼핑중독, 강박증에 시달리며 불안과 공허 속에서 살아가던 그녀는, 부모의 죽음을 둘러싼 소문과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의 폭력적인 이중성에 무너진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집사 딸. 처음엔 우연처럼 스쳐 지나간 인연이었지만, 곧 서로의 인생에 깊이 얽히게 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진실과 상처, 사랑과 증오의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