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 오르는 절정은 37.2°C.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37.2°C. 교생실습을 나갔던 첫날, 희연은 부인하고 싶었다. 맨 뒤에 앉은 건방진 눈빛의 그에게 단숨에 빠져 버린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로잡힌 마음은 그의 도발과 유혹에 까발려지고,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게 했다. 멈추려는 마음에 도망친 8년의 세월. 그러나 그에게 그 시간은 기다림의 8년이었다. 희연을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 그러니 이제 남은 것은 8년 전부터 그의 여자였던 그녀를 취하는 것뿐. 그의 손이 뱀처럼 허리를 휘감는 순간, 희연은 눈을 감았다. 한 자락 빛이 심장을 꿰뚫고 들어오던 오래전 그날처럼 숨이 차올랐다. 뿌리쳐야 한다는 사실과 결코 그를 뿌리치지 못할 자신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풀리지 않는 마법처럼 자신을 옭아매는 사랑이 더욱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