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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3기 리뷰] [판타지/선우(仙宇)] 안 늙는 헌터가 너무 강함

근무태만 2021-09-30 23:20:55 [서문] 망나니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폭넓게 사랑을 받아온 소재이다. 웹소설 시장에서 망나니 소재가 사랑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냥 선하고 베푸는 주인공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배척받기 시작했다. 히전죽이 남성향 장르에서 보편화된 과정 또한 같은 이유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교류가 없으면 죽는다. 본작 '안 늙는 헌터가 너무 강함'의 주인공 '김봉팔'은 그런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본문] 주인공 김봉팔은 '장생'이라는 능력을 지니고 지금껏 수십 년이 넘도록 홀로 살아왔다. 과거 치열했던 1세대 시절부터 현재까지, 몬스터라면 질릴 정도로 썰어왔고 사냥했던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인물 또한 처단해왔다. 본래의 성정이든, 살아남기 위해 변한 것이든, 그는 누구보다 철저한 인물이었다. 치열한 삶에 지쳤기 때문에 평안을 원했고, 수없이 죽였던 괴수의 값어치 그 이상으로 돈을 얻게 되어 향락에 빠져 살게 된다. 물론 그 끝에는 공허함만이 남았다. 불로장생의 말로. 그렇기에 그에게 삶의 이유가 될 인물이 필요했다. 헌터 서강준과 그의 딸 서하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봉팔은 자신의 방식대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나간다. 무려 5년간이나. 평소 그의 말투나 행동거지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헌신이다. 봉팔의 내면 묘사에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 과정은 봉팔에게 있어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다시 향락의 삶으로 돌아간다. 헌터 세계에 대한 지긋지긋한 회의감 때문일지, 하연의 보호자 역할을 할 자신(혹은 자격)이 없어서인지는 모른다. 전보다 더한 폐인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계기는, 역시나 서하연이다. 주인공의 무력이 극단적이라면 언제나 중요한 것은 '당위'와 '정신적 성장'이다. '더더더'의 원칙에 의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인공이 얻게 될 성취는 더욱 커져야만 한다. 보통은 이를 동시에 진행시킨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미완성인 인물이, 하나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나가, 끝내 목표를 이룬다. 보편적인 성장물이다. 먼치킨물인 경우는 여기서 '육체적 성장'을 배제당한다. 때문에 정신적 성장을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훨씬 중요해진다. 하지만 헌터물의 경우, 극단적인 사이다패스 경향 탓일까, 이 포인트에 지면을 많이 할애하는 것을 주저한다. 더 많은 돈, 여자, 인기, 명예. 만약 본작이 독특한 능력 하나를 얻은 주인공의 결의에서 시작했다면, 아마 뒤로 가기를 눌렀으리라. 하지만 작가는 그 성취 끝에 공허해진 주인공의 내면에 집중했다. 누구나 물어뜯고자 하는, 입에 욕을 달고 사는 겉만 젊은 늙은이를 말이다. [결론]​ '안 늙는 헌터가 너무 강함'은 얼핏 흔한 헌터물처럼 보인다. 지구의 먼치킨 망나니가 게이트 너머 차원의 강자들을 썰어재끼는 이야기다. 하지만 초반의 십몇 화에 걸친 긴 서장을 통해, 작가는 이 서사의 또 다른 측면을 강조했다.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했으나, 적어도 김봉팔이라는 인물은 내게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긴 여정의 끝에, 봉팔은 하연과 재회한다. 후회로 점철된 길고 긴 삶을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극단적으로 관계를 배척해왔던 인물이, 다시금 관계를 맺는다. 고립된 끝에 허무해졌던 인물의 자아 찾기 과정이라 해도 좋다. 이는 강준과 했던 최초의 약속(딸의 보호자)과도 연결된다. 그가 처음으로 보여준 자연스러운 미소에,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종합 의견] 망나니 먼치킨 꼰대의 자아 찾기 여정. 작품 링크 : https://bit.ly/3Cf5jCj 블로그 리뷰 : https://blog.naver.com/dwpro93/22252242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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