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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장르소설 리뷰) 마이, 마이 라이프!

위안테스 2021-09-22 22:52:32 작가 : 파셔 장르 : 경제 회귀 대체역사 2017년 2월. 50년 전 달랑 3천원 들고 서울로 상경해 조그마한 사업을 하면서 격동의 시대를 보내왔던 성재는 아내와 큰아들을 먼저 병으로 보내고 아무것도 가진 것없이 쓸쓸히 길에서 쓰러져 마지막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며 그렇게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모든 게 끝인 줄 알았는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일어난 성재는 1964년으로 되돌아온 걸 알게 된다. 이유는 모르지만 과거로 회귀한 성재는 자신이 한 번 겪었던 인생을 되새기며 제대로 된 인생을 살거라 다짐하는데.. 멋있게 사는 게 꿈인 성재는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사람들도 제대로 멋있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하나씩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바꾸어나간다. 신예 작가 '파셔'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마이, 마이 라이프!'는 글 초반의 매력 하나는 끝내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글 자체는 나뉘어지지 않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나눈다면 1부는 성장편, 2부는 세계편, 3부는 국내편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3가지의 주제는 서로 크로스하지만 각각 그 부분의 중심이 된다 할 수 있으며 또한 각 부분마다 보스격에 해당하는 메인 빌런이 자리해 글의 전체적인 흥미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이 작품의 매력은 그 중 성장편에 해당하는 부분이 최고치를 찍는다 할 수 있으며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소흘해지고 마지막 마무리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회귀 작품의 특징답게 주인공은 별 특별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그냥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성장을 해나가는데 그걸 그려내는 묘사는 회귀소설이 아니라 대체역사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대를 수놓았던 주요인물들과 회사 그리고 단체들을 그대로 그려냄과 동시에 그들에게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었던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캐릭터성을 절대 침범하지 않고 그려내는 작가의 담담한 필체는 신인작가라고 하기엔 과감하고 경륜이 느껴지지만 또한 신인작가다운 실수도 보여주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낸다. 성장편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처음 주인공에게 회사를 안겨다주는 사채업자들이다. 분명 눈여겨볼만한 모습을 그려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냥 엑스트라처럼 소모해버린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와는 반대로 동명목재와 지금도 동명대학교등을 통해 그 영향력을 남긴 '강석진'회장에 대해서 그려내는 건 굉장히 임팩트있고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과 강석진 회장을 함께 그려내는 부분은 가장 선호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외면받았던 거대기업과 그 거대기업을 이끌어가던 강석진 회장이라는 거인에 대해서는 굉장히 임팩트있고 사실적으로 그려내 그 부분에서는 빠져들다 시피했다. 이후 주인공이 보여주는 무리수도 그 부분들 때문에 상쇄되는 느낌이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건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눈여겨볼만한 부분이었고 그 이후로는 이런 임팩트 있는 장면들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세계편에서 주인공이 만남을 가지는 인물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초이 마켓'과 주인공에게 이후 큰 힘이 되어주는 '스티브 최'의 등장이다. '스티브 최'같은 경우 동명목재의 '강석진' 이상가는 임팩트를 보여줄 듯 싶었지만 이내 초점을 다른 사람에게 맞추면서 경제를 다루던 이 소설은 정치에도 발을 담근다. 결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전개이나 주인공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역량이나 이 소설이 보여주려고 했었던 메시지를 생각해보면 청개구리처럼 엉뚱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마지막 국내편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빠르게 쏟아내고 엉성한 결말을 낸다. 일단 작가가 이 소설을 만들어갈 때 그 중심을 경제에 둘지 아님 정치에 둘지를 정하지 않은 느낌이다. 격동의 6~70년대를 다룬다는 희소성과 그 시대의 거인들을 조명하는 앞부분과 다르게 중간 이후부터 확실히 작가는 욕심을 내는 듯했고 이는 결말의 엉성함을 그려내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특히 마지막에서 역사적으로 문제있는 인물들을 개연성없이 대거 등장시키고 모조리 처리하는 모습은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다. 그들을 처리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무런 맥락도 없는 부분이나 한꺼번에 퇴장시키는 건 이 소설 전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깔끔한 전개와는 동떨어져 무리수를 둔 느낌이다. 이런 결말은 속시원함보다는 뭔가 찝찝함을 만들어낸다. 같은 결말이라도 이야기가 빠져있기에 내용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고.. 그리고 작가는 끊임없이 독자들을 교육시키려 한다. 그 시대를 이끌어가던 거인들을 서술하면서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작가 본인의 의견을 중요시함으로서 글이 갖고 있던 객관성을 완전히 훼손시켜버렸다. 만약 그 시절을 제대로 조명하고 싶었다면 처음부터 정치적인 성격을 띄고 글을 진행했었어야 하는데 초반은 영락없이 경제소설의 모습을 띈다. 즉, 작가 자체가 글에 끌려간 느낌이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재워놓고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주입함으로서 그 생각에 끌려간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글의 통일성이 없고 후반으로 갈수록 캐릭터성이 밋밋해지며 글의 주제가 흐릿해지는 느낌을 준다. 전형적인 용두사미형의 소설이다. 차라리 완전히 별개로 두고 이야기를 진행해나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처음부터 작가가 그려낼려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다 진취적으로 그려내었으면 어땠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드는 생각은 작가는 과연 자신의 생각을 글을 통해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나? 라는 생각이다. 주인공과 캐릭터들이 예전과는 바뀐 멋진 삶을 살게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 단순히 그 시대의 거인들을 비평 또는 비난하고 그들을 나름으로 심판하기 위해서 글을 써나갔던 것일까? 아니면 한 번 실패를 맛봤던 주인공이 그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하며 나이스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일까? 처음부터 개연성은 거의 없었던 소설이지만 글의 중심을 잡고 있던 그 시대의 거인들이 만들어내던 캐리터성과 이야기들 그리고 주인공을 필두로 한 가상의 인물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며 암울했던 6~70년대와 싸워 이겨 각자의 나이스한 삶을 살기를 바랐는데 결과는 뭔가 설익은 쌀밥이 되다 만 것 같아 안타까운 느낌이다. 그럼에도 좋았던 건 막힘없이 술술 풀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 전개다. 여기에서 과연 돌파구가 있을까 싶은 부분도 주인공인 '성재'는 막힘없이 풀어나간다. 담배 한 개비로 만들어내는 탁한 연기와 함께.. 이런 스토리텔링은 중견작가들에게서도 보기 쉽지가 않은 장면이기에 작가의 다음 작품이 당연히 기대될 수 밖에 없다. 장르 소설계에서 수도 없이 다루는 회귀 경제 소설이지만 그 동안에는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6~70년대의 시대를 그려냈다는 것만으로도 희소성을 띄는 소설이지만 초반과는 다른 전개, 다른 양상을 만들어나가는 후반과 결말 부분이 아쉬웠던 소설 '마이, 마이 라이프!' 였다 https://bit.ly/3kD4V9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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