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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장르 소설 리뷰)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위안테스 2021-06-30 05:24:09 작가 : 란델 장르 : 게임 오락실에서 좀비를 쏴 죽이는 2인 모드를 혼자서 플레이하는 주승호. 그러나 이내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총을 놓고 만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당황해 웅성거리지만 이내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는 주승호는 선천적 과몰입 증후군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었다. 남들보다 뛰어난 감각을 지녀 탁월한 반응을 보이지만 집중하는 순간 제어가 안되어 몸과 정신이 망가지는 병. 전세계 일부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병이지만 그 중 주승호는 가장 심한 증상을 보여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든 상태. 가족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병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지만 가상기기 PC방 사장의 도움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었고 전가상현실게임 프로게이머인 불멸이라는 아디를 쓰는 재중과 친하게 지내며 신작 가상현실 게임인 '로스트 스카이'에 접속하게 된다. 원래는 정상적으로 접속하기 힘들었지만 가상현실 기기를 만들어내는 회사 중 하나인 DS사의 유혜선 팀장의 연구를 돕고 그들의 도움으로 정상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가상현실 기계를 이용하게 된 주승호는 '주호'라는 자신의 이름을 본딴 ID를 이용해 앞으로 같이 플레이하게 될 '챠밍', '이쁜여자', '방패전사' 등의 동료를 만나고 '불멸'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 게임을 통해 번 돈으로 생활에 여유를 얻은 주호는 PC방까지 관둔다. 그 후 불멸과 같은 서버로 동료들과 함께 이동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는데... 아주 오랜만에 보는 정통 게임 소설이다. 3대 게임소설인 '달빛조각사', '아크', '하룬' 등의 영향으로 게임이지만 현실과 동조하던가 돈을 버는 목적의 다크게이머의 플레이를 다룬 소설들이 그나마 비주류가 되어버린 게임소설 속에서는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이 소설은 혼자가 아닌 동료와 함께 하고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인 다크 게이머류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초창기 게임소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글이 잘 안읽혀져 곤란했었지만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었다. 이번 소설로 데뷔한 작가의 작품답게 초반은 많이 엉성한 편이다. 게임 플레이의 특별한 목적도 나오지 않고 다크 게이머류나 오리지널 탐험과 같은 게임 소설 특유의 방향성도 보이지 않기에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건지 촛점도 잡기 힘들었다. 또한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과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현실과의 동조가 아니기에 특유의 지루하면서 목적이 없는 내용에 초반은 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집중력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는게 초반에 엉성한 전개와 어설픈 필력도 이야기가 진행하면서 탄력을 받았고 전체적으로 게임 그 자체를 소설로 표현해내 지금까지 나온 게임 소설 중 가장 게임 소설 다운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초반 뭔가 난잡하고 목적없는 내용들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에 의해 방향성을 잡고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과거의 기록들을 그에 맞춰 성장하고 표현해야하는 게임 소설 특유의 치밀함과 아기자기한 기록들을 보여주면서 꽤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다. 또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게임 운영진 및 개발진들과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하는 건 기존의 게임 소설에서도 많이 쓰던 클리쎄지만 그 과정이 갑질이 아니기에 신선하면서도 유기적으로 다가온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은 거대한 퍼즐과도 같은 소설이다. 10,000 피스짜리 퍼즐이라고 해야할까? 분명 초반에 보여주는 여러 단점들은 소설을 볼품 없게 만들지만 그 퍼즐들이 맞추어나가며 그려내는 풍경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꽤 그럴듯한 작품이 되는 느낌이다. 즉,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완성도와 매력이 더해가는 특이한 작품이다. 보통은 초반의 획기적인 기획력이나 독창성을 후반으로 갈수록 살리지 못하는 용두사미형의 소설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소설은 초반의 작가의 어설픈 문체와 드러나는 엉성한 이야기를 글이 진행될 수록 치밀하게 엮어나간다. 그 말은 작가가 즉흥적으로 쓴 이야기가 아니라 치밀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책을 읽다보면 분명 초반에는 설정의 엉성함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 엉성한 설정들이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살을 얻어 풍족해진다. 이러한 모습을 띌 수 있었던 건 작가가 이야기의 구성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준비해나가며 글을 만들어갔다는 느낌이다. 특히 자연스럽게 RPG게임스러운 모습으로 성장해나가는 주인공 일행과 그 과정은 작가가 보통 노력파가 아니라는 게 보여진다. 그런 노력들이 이 소설을 1,000화가 넘게 이끌어나가고 있고 그런 내용들이 독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느껴지는게 이 소설의 중심은 주인공이나 여러 소재들이 아니라 게임 속 몬스터들이란 점이다. 이 소설의 중심은 몬스터고 그런 몬스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작가가 이야기의 구성을 잡고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그런 몬스터들이다. 극 중 보스에 해당하거나 그에 준하는 네임드 몬스터들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주인공 일행은 강해지는데 그 과정들이나 순서가 위화감 느껴지지 않는 것이 작가가 이 설정을 잡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전체적으로 소설 속 게임은 한 때 대한민국에서 유행했던 '리니지'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절묘하게 혼합시킨 세상이다. 극 중 재미를 위해 무리하게 설정한 부분이 있는데 만약 실제 저런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선보였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시스템에 반발을 하고 시위를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기본적으로 재미를 위한 무리한 설정이기에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각 스테이지에 맞고 그 단계에 맞는 몬스터의 설정과 그 설정을 하나씩 돌파해나가는 주인공 일행의 행보가 전해주는 카타르시스는 이 소설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점들을 모두 메울만한 매력적인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준비하고 차례대로 선보이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가의 노력이 소설밖으로도 그대로 느껴진다. 처음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글을 이끌어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평범해보이는 재능에 노력을 입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 못지 않게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작가가 보여주기에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어찌 보면 이 작가가 보여주는 끈기와 노력이야말로 최고의 재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작품의 초반은 확실히 부족하고 어설픈 느낌을 준다. 주인공이 게임을 하는 동기도 잘 안나오고 유혜선이라는 주인공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도 글 초반에 안나와 왜 저런 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게임을 하는거지?라는 의구증을 전혀 충족해주지 못하는 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우연히 게임을 시작하자 마자 만나게 된 동료들이 앞으로 게임 인생에 절대적인 조력자가 된다는 억지적인 이야기도 그렇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배경과 사연도 그다지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아쉬움과 의구심들은 그냥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해소가 된다. 1,000화가 넘는 내용이지만 사족이 거의 없고 주인공과 캐릭터의 힘 그리고 그 상대로 나오는 몬스터들과 경쟁 상대들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을 이끌어가고 작가의 치밀한 준비성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신인작가다운 엉성함으로 초반엔 책을 읽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글을 읽어나갈수록 작가의 준비성과 노력이 돋보여 몰입하게 만드는 볼만한 정통 게임 소설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였다. https://bit.ly/3p6Le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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