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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서평단 리뷰] 김수지 - 희란국연가(스포有/완전 강추강추ㅠㅠ)

Hariii 2021-01-15 22:16:51 안녕하세요. 블라이스 서평단 1기로 활동하게 된 하리라고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소설인 <희란국연가>를 블라이스에서도 서비스하고 있기에 혹시 아직 안 읽은 분이 계시다면 읽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리뷰를 작성합니다! ㅎㅎ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 순수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른스러운 여자주인공을 좋아하시는 분...I LOVE 소루 ㅠㅠ 제가 소루 팬클럽 회장입니다 - 동양풍 오컬트물/퇴마물 좋아하시는 분! 완전 강추합니다 ㅎㅎ - 가슴이 뜯어질 정도로 아파하며 절절하게 후회하는 후회남을 좋아하시는 분...이 소설 진짜 후회남 맛집입니다ㅠㅠ제가 후회남을 너무 좋아해서 지금까지 많은 후회남 소설 읽어봤는데 <희란국연가>를 이긴 소설은 거의 본 적 없어요ㅋㅋㅋ - <상수리나무 아래>로 유명한 갓수지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무조건 <희란국연가> 고고 <이런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 소설입니다(스포 있음!!!)> - 고어하고 그로테스크한 내용을 싫어하시는 분(잔인한 장면에 대한 묘사가 꽤 생생해서 고어&그로테스크한 내용 싫어하시는 분은 안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 후회남이 찐남주이기를 원하는 분...이 부분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립니다. 구매하시기 전에 참고하세요! - 여자주인공 학대가 심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분...여주가 첨부터 끝까지 데굴데굴 굴러요... - 살짝 근친 요소가 있다고 봐야 할지...진짜 좀 애매한데ㅋㅋㅋㅋ(야토의 인간 모습이 사실은...) 조금의 근친 소재도 용납하지 않는 분께는 추천 X *** ★여기서부터는 스포를 주의해 주세요!★ 1. 작가의 폭넓은 상상력을 증명하는 신비로운 세계관(세계관 및 설정) 김수지 작가의 『희란국연가』는 ‘희란국’이라는 가상의 동양 국가를 배경으로 창작된 역사·시대물 로맨스 소설이다. 희란국의 깊은 계곡에 모여 사는 요괴들로부터 원치 않는 관심을 받는 대신 누구도 사랑해 주는 이 없이 외롭고 고단하게 자란 ‘귀신 공주’ 소루의 비극적인 운명과 슬픈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의 주된 소재이자 세계관의 배경이 되는 ‘귀신·요괴·퇴마’는 오랫동안 다양한 퇴마물 콘텐츠를 즐겨온 퇴마물 마니아 독자라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작품 전반에 그 맛이 잘 배어 있다. 귀신과 요괴와 같은 삿된 것들의 존재를 단번에 물리칠 만큼 양기(陽氣)가 강하여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자로 여겨지는 장군 자현, 인간의 몸을 헤집고 심장을 뜯어먹으며 인간이 될 날만을 기다리는 요괴 야토,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내는 영약과 같은 몸을 지닌 귀신 공주 소루,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를 퇴치하는 퇴마사 아시타. 이들의 일생 가운데 죽어서도 잊지 못할 강렬한 한때가 담긴 『희란국연가』를 읽고 나면 마치 한 편의 서사무가 혹은 무속 신화를 읽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특히 소루의 살점이나 피를 먹으면 죽어가는 자도 살아날 수 있다는 설정은 인간의 죽음을 관장하는 신(神)인 바리공주를 떠올리게 한다. 예부터 전승되어 온 한국의 수많은 무속 신화와 ‘나츠메 우인장’이나 ‘이누야샤’ 같은 일본의 퇴마물 콘텐츠가 연상되지만 뻔하지 않다. 다만 작가의 광활한 상상력이 가미된 고유한 설정과 세계관이 감탄을 자아낼 뿐이다. 게다가 퇴마라는 다소 마이너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에도 사건을 구성하고 의도에 맞게 플롯을 배치하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기에 퇴마물을 접한 적이 많지 않은 독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장르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2. 그들이 '사랑'을 대하는 방식(캐릭터 분석) [자신을 원하는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소루] 소루 공주는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신녀(神女)와 다름없는 존재지만 인간계에 잘못 태어나 그 능력과 고귀함을 인정받지 못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여인이다. 보통의 인간이 지닐 수 없는 대단한 능력을 품고 인간계에 태어난 탓에 오히려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없었던 소루는, 제 곁에 들끓는 요괴를 단번에 물리칠 수 있는 태양과 같은 남자 자현을 만나 사랑을 알게 되고 제 살과 피를 통해 타인의 생명을 살리면서 ‘귀신 공주’로서 느껴왔던 죄책감을 조금씩 덜어간다. 소루가 원하는 것은 단지 사람답게 살 기회와 소루를 원하는 단 한 사람의 존재일 뿐이지만 세상은 물론 소루가 사랑하는 남자까지도 소루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그런데도 소루는 언제나 자신보다 타자를 우선시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 수만 있다면 자신의 희생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소루를 어떻게 존경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같은 요괴조차도 비웃는 아귀(餓鬼)마저도 따스한 손길로 감싸 안으며 사랑을 모르리라 여겼던 요괴의 마음속에 기어코 사랑의 뿌리를 내리고 마는 소루에게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 짓는 경계는 무의미하다. 소루는 다만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계와 배제, 억압이 부여하는 고통을 감내하며 생을 이어갈 뿐이다. 얼굴에 와 닿는 세찬 바람을 느끼면서 소루는 살아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받으며 모든 존재가 뒤섞인 세계를 사랑으로 보듬고자 한다. ['사랑'을 갈망하는 요괴, 야토] 한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흉측하고 서글픈 요괴 야토는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위해 입을 벌리는 자신과 달리 서로를 먹지도 않으면서 입을 맞추고, 얼싸안고, 끊임없이 어루만지고, 손을 맞잡고, ‘사랑’을 속삭이는 인간을 보며 “사랑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이 자신을 어떤 고통 속으로 끌고 갈지 알지도 못한 채. 하지만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을 잡아먹어도,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인간인 척 돌아다녀도 야토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준 이는 없었다. 사랑의 의미를 알고 싶다는 야토에게 돌아오는 것은 혐오와 공포가 가득한 시선과 ‘사랑은 오로지 인간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타의 감정이기에 요괴는 그 답에 이를 수 없다’라는 비웃음 섞인 대답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사랑’을 찾아 헤매던 야토는 하얀 달처럼 빛나고 두 눈이 멀어버릴 듯 빛나는 눈을 가진 아름다운 소루를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을 두려워하고 경멸했던 다른 인간과는 달리, 애정 어린 시선과 따뜻한 손길로 야토의 추한 육체와 마음을 전부 이해하고 끌어안아 주는 소루의 곁을 맴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근원을 알 수 없는 갈증이 야토를 괴롭힌다. 닿을 수 없는 고귀한 것을 탐하는 추한 미련이 야토를 슬프게 하고 비참하게 하지만, 그래도 야토는 소루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둘 수 없다. 자신이 소루에게 느끼는 감정이 바로 그가 그토록 답을 찾아 헤매던 ‘사랑’이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야토는 소루를 위해 소루가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고 소루를 위해 인간이 되고자 한다. 모두가 기피하는 흉측한 요괴일지라도 소루만이 그를 이해해 준다면 야토에게 필요한 것은 없다. [사랑을 아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정작 '사랑'을 알지 못했던 자현] 반면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는 장군 자현은 자존심이 세고 오만한 성품을 지닌 남성이다. 본래 가란 공주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그가 소루 공주를 보는 시선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쓸모없는 귀신 공주. 그러나 자신에게 이용당하면서도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사람다운 삶을 살 수만 있다면 이용당해도 좋다며 기꺼이 살과 피를 내주는 소루를 보며 가슴 한편이 답답하면서도 울컥 화가 치미는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 원인을 알지 못한다. 소루를 사랑한다는 가정 따위는 고려하지도 않는 오만한 자현은 소루를 이용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는 생각뿐이면서도, 가끔은 소루가 자기 자신을 위해 욕심을 부리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소망을 품는다. 자신이 소루를 부인으로 대하지 않고 홀대한 탓에 소루의 몸과 마음이 난도질당해 누더기처럼 변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자현은 밀려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면서도 그 죄책감이 가리키는 가슴속 깊은 감정을 애써 무시하다가 결국 가란 공주를 선택하기에 이른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나서야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던 사람이 소루였음을 깨닫지만, 소루는 희란국의 왕이 될 그를 위해 야토와 함께 떠난 뒤였다. 사랑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도 자존심만 앞세우다가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놓쳐 버린 자현에게 주어진 벌은 너무나 크다. 언제나 제 곁에 있었고 늘 제 곁에 있을 줄만 알았던 소루가 떠난 자리에 남은 건 짙은 후회와 절망뿐이다. ***  <희란국연가> 읽으실 분들은 외전도 꼭꼭 구매해 주세요...야토소루의 알콩달콩 신혼 생활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ㅠ//ㅠ 제가 너무 좋아하는 구절 몇 개 적어놓고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희란국연가> 구매 망설이시는 분들! 제 글 참고하시고 취향에 맞을 것 같다면 <희란국연가> 꼭 읽어주세요!! ㅠㅠ)b [소루] 나는 줄곧, 그런 이를 기다려 왔다. 누구라도 좋으니,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필요로 해 주 기를, 나를 원해 주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했다. 있을 곳을 가지고 싶었다. 함께 있어 줄 누군가를... 가지고 싶었어. 그가 설령 잘못된 존재라고 해도, 이 세상에 해를 끼치는 존재라고 해도, 나는 그를 구하고 싶다. 어떻게든 해 주고 싶어. 나 역시도 그만큼이나 잘못된 존재인걸.... [야토-남주1] 그제야 요괴는 온전히 깨달았다. 노승이 한 말의 의미를. 사랑은 오로지 인간의 것이다. 오로지 인간만의 것이다. 이 입은 오로지 포식하기 위한 것. 이 손은 오로지 그 살을 움켜쥐고 찢어 게걸스레 입으로 밀어 넣기 위한 것. 비대하게 살찐 몸으로도 기아에 허덕이며 끝없이 탐식하는 나는, 요괴. 그 무엇도 사랑할 수가 없다. [자현-남주2] 깨어나면, 그래. 같이 변방으로 가자. 조용한 곳이니 너한테는 오히려 여기보다 살기 좋겠지. 너를 욕하는 사람도 없고, 너를 상처 입히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같이 가자. 추운 날씨가 걱정이지만 겨울옷을 잔뜩 사 줄게. 거기서 같이 눈이 오는 걸 보자. 둘이서 조용히 살자. 이제 나는,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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