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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초보 작가들을 위한 에피소드 짜내는 팁

소울朴 2025-04-18 18:30:58 출저 : 디시인사이드 웹소설 연재 갤러리 소재 고갈 이야기가 나와서 소재 확보와 에피소드 늘리는 법 간단하게 덧붙여 본다. 참고로 미리 말하지만. 사실 에피소드란 게 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하고, 창작의 근원이기 때문에 쉽게 설명할 방법은 없다. 사람마다 구상하는 방법도, 선택하는 소재도. 그걸 자신의 이야기에 맞게 가다듬는 스타일도. 전부 다르니 말이다. 구조적으로도 에피소드를 이해하려면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의 기본적인 구조와 연계 및 활용 방안. 장르의 핵심 주제에 맞는 확장성 등. 몸으로 체득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게 되게 많다. 이론보다는 경험과 감각의 영역. 이 모든 걸 설명하기엔 내 역량이 부족하다. 그러니, 이건 어디까지나 초보 작가를 위한 예시. 적당히 경험담을 늘어놓는 정도다. 만약,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단, '새끼 글 ㅈㄴ 못 쓰네.'라고 무시하고 알아서 글 쓰길 바란다. 1. 목표 확충과 늘이기 어떤 소설이든 주인공의 목적과 어긋나는 이야기 진행은 몰입을 깨져 굉장히 위험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목표에 부합하고,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독자를 설득해야 한다. 자 그럼 여기서 반대로. 이건 '주인공 목표를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이야기야.' 라고 독자를 설득하면 괜찮지 않겠는가? 그에 대한 예시를 한 번 들어보자. ex) 주인공은 탑을 오르고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10층의 보스인 네임드 스켈레톤 메이지를 공략해야 한다. 쉡게 공략하기 위해선 저주 면역 반지를 구해야 한다. 다행히 주인공은 회귀자라 필요한 반지의 위치를 알기에 바로 이동한다. 자 여기서 주인공의 장기 목표는 '탑을 오른다' 단기 목표는 '저주 면역 반지를 구해 네임드 스켈레톤 메이지를 처치한다.' 파생되는 에피소드는 크게 '저주 면역 반지 구하기'와 '보스 공략.' 2가지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저 에피소드까지 가기 전 늘릴 수 있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짜내면 머리속에서 얼마나 나오는가? 아마 자신이 초보라면 많이 뽑기 힘들 거다. 마구잡이로 나오긴 해도, 재밌는 건 별로 없고. 과정이 길어지면 이게 탑등반물인지, 반지원정대인지. 전혀 구분이 안 가니까. 그런 상황에서 쓰는 방법이 목표 확충. '반지를 구해 보스를 잡는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장기적인 목표인 '탑 공략을 위해 10층에서 미리 구해야 하는 다른 보상을 찾는다.'로 확충하면 된다. 예시를 들어보자. ---------------------------------------- 미로를 나아가다 나온 갈림길. 수상쩍은 표지판이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른쪽은 누가봐도 가면 안되는 느낌. 하지만, 그런 심리를 이용한 트릭이지.' 첫 회차 때 얼마나 고생했던가. 경계심이 극도로 끌어올려진 상황에선 무조건 당하는 악랄한 낚시에 아직도 치가 떨릴 정도였다. '첫 회차 때 왼쪽으로 갔다가 개고생한 게 아직도 기억나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얼마나 맞았는지 함정의 방향과 위치. 심지어 고통까지 떠오를 정도였다. '꾸역꾸역 공략해서 가니까 보상은 고작 단밭빵 하나. 진짜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너무했지' 아, 다시 생각해도 울화가 치미네. 울분을 토하는데, 낄낄대며 웃던 성좌놈들이 그렇게 미웠던 적이 없다. ...45층의 그 녀석과 조우했을 땐 빼고. '어쨌든. 오른쪽은 반지까지 프리패스라니까, 그쪽으로 가야겠다.' 이득도 없는데 갈 이유는 없다.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향하자, 성좌들이 연신 물음표를 쳐댔다. [야, 거기로 가면 진짜 위험함.] [당장 돌아가세요. 그 앞은 지옥이에요.] [ㅋㅋㅋ 냅두셈. 지가 가겠다는데 뭔 방해들이 많음?] 속 보이는 채팅들. 거기에 더해, 시스템 메시지까지 날아왔다. [성좌 '골골대는 골골'이 위험하다며 뒤로 돌아갈 것을 요구합니다.] "응, 안가~ 채팅 보면 뻔하지~ 니네 속셈 다 알아~." 잠시 정적이 흐르는 채팅창. 서로 눈치를 살피던 성좌들은 빠르게 백기를 올렸다. [...칫, 이래서 눈치 빠른 등반자는 싫어한다니까.] [ㅋㅋㅋㅋ 후회 안 할 자신 있냐?] [하아, 내 도파민 ㅇㄷ?] [인공이 울부짖는 모습 보고 싶으면 개추.] 누가 성좌 아니랄까봐. 사람 목숨을 벌레처럼 여기는 건 여전하네. [보상 쥐여주면 감?] [미션! 큰손 행님들이 미션 좀 걸어줘요!] "미션 나와도 안 해." 저기가 얼마나 잣같은데. 끽해봐야 골드나 주는 미션을 내가 왜... [성좌 '골골대는 골골'이 왼쪽 길로 향하면 소울 컬렉터를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어? '소울 컬렉터? 그거 31층부터 나오는 거잖아.' 보상으로 이걸 준다고? 미친건가? '이러면, 17층 퀘스트에서 흑마법사와 거래할 때 쓸 수 있겠는데?' 확보만 하면 개날먹 확정. 그 이외에도 쓸 곳이 많았다. '보상이 이 정도면 이야기가 다르지.' 탁-, 탁-. 계산이 서자, 발걸음부터 멈췄다. 조금 위험하긴 하겠다만, 그만한 보상이 있다면야. 무조건 챙겨가야 했다. 게다가 그 함정들은 이미 한 번 겪은 함정. 위치나 방향에 빠삭한 만큼 공략은 식은죽 먹기. 위험할 일도 없었다. '이거 이거 성좌들 벙찐 모습이나 보면서 단팥빵이나 먹어야겠는데?' 씨익-. 절로 지어지는 미소와 함께 기쁘게 발걸음을 돌렸다. ---------------------------------------- 소설 많이 읽어봤으면 대충 느낌 오지? 어느 소설이든 많이 보이는 구조다. 여기서 약간 설명을 보태보자면 1. 반지를 구할 정석적인 방법과 함정에 대한 정보가 있음을 제공.(기존 목표 상기) 2. 원래 가면 아무것도 없었기에 갈 필요성이 없었지만, 성좌의 보상 제안에 혹함.(목표 확충과 개연성 확보) 3.소울 컬렉터의 활용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보상 확보 이후 장기적 기대감 조성 및 목표 확충.) 4.함정을 알고 있음으로 함정을 쉽게 공략하고 성좌들을 놀릴 거란 점을 알려줌.(정보 격차를 활용한 단기 기대감 조성) 이런 구조다. 작가마다 내용은 달라도 구조 자체는 비슷하게 흘러가니까, 저마다의 색을 입혀서 목표를 확충하고, 여기에 살을 점점 붙여 나가면 된다. 아마 초보라면 처음엔 어려울 거다. 근데, 이건 소위 말하는 '하꼬'들도 이 정돈 다 쉽게 하는 기본기. 감각적인 영역이긴 해도 작가라면 누구나 익히는 부분이다. 하니, 글로 밥 벌어 먹고 싶으면 반드시 익히길 바란다. 점심 먹어야 해서 나머진 2편으로.
  • 준돌 2025-04-19 13:14:14 소울 님이 물어다주시는 정보들, 찐 중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0
  • 나락도락 2025-04-20 19:11:24 되게 친절하신 분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D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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