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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웹툰 리뷰] 서로만이 의지처인 청소년들의 로맨스 <그저 여명일 뿐>

탱글쓰 2024-05-12 00:27:07 전교 1등이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준영은 책상도 없는 집 대신 공부할 만한 장소를 찾고, 그렇게 산 속에서 주인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아무도 없지만 사람이 살다간지 얼마 안 되어 깔끔한 매우매우 적당한 스터디룸! 인 줄 알았으나... 2층 다락방에 먼저 온 투숙객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같은 반 문제아 범진. 소문이 워낙 좋지 않기도 했고 엮일 일도 없어서 같은 반임에도 말도 안 해본 사이. 하지만 준영은 이 공간이 마음에 들어 나가기 싫어하고... 이에 범진은 준영에게 공존이라는 제안을 하고, 서로의 니즈에 따라 수락하게 됩니다. 그렇게 1층 책상은 준영의 공부 공간, 2층 침대는 범진의 수면 공간, 1층 부엌은 함께 라면을 끓여먹는 공간이 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모르는 척하는 사이. 그러나 두사람이 가까워질수록 그 관계는 드러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1> 둘만의 비밀스러운 관계성 “나는 권범진과의 지금 이 상태가 좋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둘만의 친분이. 누군가의 시선이 있다면 권범진은 절대로 나에게 농담같은 걸 건네지 않을 테니까... ...그게 깨지면 다 네 탓이야.” 준영은 학교에서 자발적 아싸로, 그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은 채 혼자이길 원합니다. 그래서 승운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도 별로 엮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런 준영이 학교 밖에서 만들어낸 비밀 친구 범진. 범진과 관련된 소문이 나빠서 학교에서 아는 척을 더 안 하려는 것도 있었겠죠. 하지만 점점 범진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범진의 모습을 자신이 독차지하고 싶어서 더 모르는 척한 것 같아요. 그러나 범진은 조금 달라요. 준영이 학교에서 쓰러졌을 때 아무 말 없이 햇빛을 가려주고 난로를 켜주지를 않나, 선생이 준영에게 시비를 거니까 끼어들어 같이 반성문 제출에 당첨되질 않나 모르는 척하면서 은근 곤란할 땐 개입하는 서윗가이.. 이런 애인데 어떻게 끝까지 모른 척하고 살겠어요. 결국 자신이 지향하던 바를 깨버리고 범진이 위기에 처했을 때 도우러가는 준영. 두사람이 친해지면서 서로 모르는 척 하던 태도를 버리고 서로의 일상에 개입한다는 점이 맛도리입니다. <감상 포인트 2> 주인공들과 상반되는 환경의 섭남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시골에 내려와 모두의 호감을 사고 있는 승운. 전교 1등인데다가 혼자있는 것을 추구하는 준영에게 오히려 관심을 가지는 희한한 캐릭터입니다. 아무도 관심주지 않아 알 턱이 없는 준영과 범진의 관계마저 제일 먼저 눈치채는 인물. 머릿속이 꽃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준영의 형편과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데, 은근 범진을 견제하고 준영에게 집착하는 걸 보면 엄마를 닮아 쎄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캐릭터는 로맨스적 섭남 역할도 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인 준영과 범진과는 상극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현실을 더 비참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고 느꼈어요. 승운 입장에서는 별 것도 아닌 일이 준영이나 범진에게는 계속 해명하고 해결해야할 장애물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또 흥미로운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감상 포인트 3> 무심다정순정남주 “내 마음은 내가 아니까 네 마음을 물어보는 거잖아.” 진짜 무심한 듯 다 챙겨주는 남주... 교복도 빨아주고 자기 옷도 빌려주고 라면도 끓여주고 난로도 대령해주고 이러다 간도 쓸개도 내주겠어요 학교에서 워낙 안 좋은 소문이 퍼져서 그렇지 사실은 너무나 다정하고 성격에도 문제가 없는ㅠㅠ 준영이랑 있었던 일의 경위를 사실대로 말하면 준영이 곤란해질까봐 자신이 불리해져도 입 꾹 닫고 가만히 있고, 보다못한 준영이 끼어들려고 하니까 매몰차게 모르는 사이인 척 대하고... 이런 사람을 어떻게 안 사랑해요 시즌2까지 안 봤지만 벌써부터 인생남주각입니다. <총평> 서로만이 의지처인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늘 안쓰럽다 저는 희한하게도 청소년, 불안정함, 비밀스러움 이러한 키워드의 작품을 읽으면 답답해하면서도 더 과몰입해서 읽게 되는데요. 청소년 시기의 삶의 질은 부모님이 정해주거든요. 혼자 돈을 벌기도 자립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 혹은 보호자의 지원과 사랑이 꼭 필요하죠. 하지만 높은 확률로 10대 주인공+노란장판 갬성물은 적절한 가정환경 기반이 되어있지 않아요. 이러한 상황에서 의지할 상대가 같은 10대 친구다? 방패 없이 서로가 맨몸으로 막아주느라 힘겹고 제대로 된 사랑을 못 받아봤으니 작은 애정에도 큰 사랑을 느끼고, 그렇게 애틋해진 채로 힘도 못 쓰고 이별을 맞이하곤 하죠. 그런 불완전함 때문에 이 키워드에 더 매력을 느끼나봐요. 나중에는 높은 확률로 단단한 어른이 되어 서로를 완전히 서포트해주기 때문에..! 아직 원작을 안 읽어봐서 시즌2 전개는 모르겠지만 분명 성인이 되어 재회하는 맛도리 전개가 나올거라 아주아주 많이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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