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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시를 먼저 적고 그 후에 서사를 생각하는 사람

빙대타 2024-04-18 17:15:25 그 결, 혹한기는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성년의 해는 도리어 뜨지 않고 생월의 달엔 햇빛도 들지 않아 끝일 모르고 시작된 극야, 새까만 눈에 잠겨 새하얀 눈을 감추니 시린 눈은 빛바랜 기색으로 숨죽여 우는구나. 숨죽여 어는구나. 숨 죽여오는구나. 눈 밑에 드리운 그늘은 서늘하고, 그늘 위 서러운 고드름은 매달려 지붕 위 구름보다 높으니. 문득, 폭설을 일삼는 하늘조차 이리 쉬이 머무르는데 아아, 나는 추위에 지쳐 추락하는가. 이 결, 나는 표류하는 빙붕 위에서 오랜 겨울잠을 잤다. 바라고 바라건데, 세상이 겨울이여서 올해엔 끝없는 백야이기를. 동사(凍死). 나는 설원에 목놓아 유언했다.
  • 사피란 2024-04-18 17:18:12 못하는게 뭐에요? 1
  • 바나na 2024-04-18 17:29:32 못하는걸겁니다 아마....못하는걸 못하는 빙대타 작가님...
  • 동백양갱 2024-04-19 01:43:26 표현이...... 크..... 1
  • 빙대타 2024-04-19 21:54:37 적느라 머리싸맨...
  • 채티 2024-04-19 14:22:31 와...... 너무 멋진 시네요.....! 1
  • 빙대타 2024-04-19 21:54:09 고마훕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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