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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리뷰]겨울에 피어나다 - 유송주

핑크걸79 2023-12-29 10:48:49 연겨울 - 롤링 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신태하 - 롤링 엔터테인먼트 대표. ------------------------------------------------------------------------------------------------------------------- ​ ## 그.​ 처음 경험하는 감정이었다. '완주'만 해도 벌써 세 번째 관람이었다. 그런데도 늘 처음 보는 것처럼 가슴이 저릿했다. 작품에 집중했다기보다 혼자 극을 이끄는 배우의 연기에 빠진 게 더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연겨울. 여자의 연기에는 무언가가 있었다.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는 태하의 마음을 자석처럼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러니 그 스스로조차 낯설 만큼 여자를 영입하기 위해 이토록 집착하고 있는 것이겠지. 연겨울이라는 배우는 특별했다. 톱배우가 되어 객관적인 '특별함'을 입증하고 나면 그녀는 그에게서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을 수 있다. 너는 아무도 모르게 잠들어 있었을 뿐 원래부터 모는 사람의 마음을 손쉽게 빼앗을 만큼 특별함을 가진 매력적인 배우여서, 나 역시 그랬을 뿐이라고. 그렇게. # 그녀.​ 부모님을 따라서 변호사가 되는 게 내 꿈이었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머나먼 타국으로 유학을 보내달라고 먼저 말을 꺼낸 것도 나였다. 어린 딸을 오랫동안 멀리 떠나보내면서도 부모님은 걱정하는 기색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조숙한 애였다. 징그러울 만큼 어른 같은 아이, 그게 나였다.[ 겨울아, 나 꿈이 생겼어. 연극배우가 되고 싶어.]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도 언니는 꿈이 없었다. 뭐야, 그게. 고작 연극배우. 언니의 꿈을 듣자마자 비웃고 업신여겼다는 반 친구들처럼 나 역시 그랬다. 난 늘 날카롭고 독한 아이였고, 언니는 나와 정반대로 다정하고 온순했다. 나는 마치 언니를 따라 하는 것처럼 변했다. 일부러 의식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가 그러고 있었다. 그걸 깨닫자 등골이 서늘했다.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온전히 나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언니를 내 안에서 지우고 싶지도 않았다. 한 남자를 만났다. 무대에선 나를 다른 관객들 중 그 남자만이 다른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그 남자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는 묘한 사람이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 것 같기도, 나를 닿지도 않는 낭떠러지로 밀어 줄 것 같기도 했다. ------------------------------------------------------------------------------------------------------------------- 행복을 거부하는 여자. 연겨울. 사랑을 원하지 않는 남자. 신태하. ------------------------------------------------ 평범하지 않은 여자. 자기만의 길이 있었던 여자.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섰던 여자. 언니의 그림자만 밟고 있는 여자. 행복을 거부하게 된 여자. 길을 잃어버린 여자. ​ 마이웨이 내 길을 가련다. 무감각한 얼굴로 아무렇게 않게 툭툭 폭탄 같은 말들을 던지는 여자. 정작 본인은 아무 타격이 없어요. 자기만의 세상에서 숨어지내는 것 같은 여자였어요.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 바리케이드를 치고 연극 무대 위에서 세상을 만났던 여자. 그런 여자가 신태하라는 남자를 만나 세상으로 발을 들였어요. 처음에 겨울이라는 여자의 특성이 정말 독특하고 특이해서 읽으면서 ㅋㅋ 거리면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여자가 다 있지.. 그러면서도. 유머를 노리고 하는 게 아니고 자기는 정말 진지한데.. 보는 사람에게선 ㅋㅋㅋㅋ 당차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와우~ 놀라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모습이 이 여자의 모두가 아니었어요. 어쩌면 삶을 연극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 언니의 기억에 파묻혀 살고만 싶어 하는 여자. 그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 삶을 이어가는 여자. 외로워 남자의 폼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언니의 추억을 새기고 싶어 안기게 된 여자. 이 여자의 현실을 알았을 때.. 정말 충격이었어요. 왜 이 여자가 이렇게 연극을 하게 되었는지....... 상처를 온몸에 두르고 어떤 심정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 다 이해가 되면서도.... 정말... 힘들었겠구나.. 발버둥을 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진흙 속으로 파묻혔구나!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혼자서는 절대로! ​ 자학 아닌 자학의 삶을 선택한 여자. 스스로를 행복에서 멀리멀리 떨어트려 놓아야 했던 여자. 길지 않은 글인데도..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특히나 이 여자의.. 아픔보다는.. 가득 찬 슬픔들이. 울고 싶어도 우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울지 않던 여자가... 기대어 울수 있게 되었어요. ------------------------------------------------------------------------------------------------------------------- 사랑이란 감정에 얽매이기 싫었던 남자. 단순하고, 깔끔한 관계가 좋았던 남자. 그저 자신만만했던 남자. 결국 꺾여버린 신념. 스스로 늪으로 걸어들어 간 남자.​ 신태하라는 남자가 참 멋스러웠어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절제하는 남자. 단순하게 이 여자에게 끌려가는 게 아니라 늪에서 한 발자국씩 빠져나오도록 끌어주면서도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한 남자더라고요. 연겨울이라는 여자의 민낯을 볼 수 있는 남자. 연기가 아닌 진짜 연겨울을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 연겨울의 연기에 속아 그녀를 소유하기만을 원했던 남자들과는 달라요. 연겨울을 끄집어 내기 위해 생채기를 내다가도... 따뜻하게 안아주고, 손 내밀어 줘요. 그러니 겨울씨가 그 손을 어떻게.... 거부해요.​ 자신을 늪 속에서 구원해 주려 이렇게 애를 쓰는데.... 이렇게 자신을 봐달라고.. 애달픈데.. 스스로 나오기를 기다려주고. 위로 올라가게 밀어주고. 그 끝에서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는 남자.​ 두 사람의 캐미가 정말 좋더라고요. 무심함을 파고드는 더 무심한 여자. 가면을 벗기고 미소를 불어 넣어주는 다정한 남자. ​ 아마도 겨울씨는 이 남자가 내내 자신의 뒤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거. 알았는지도 몰라요. 자신의 사람은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니까. 이 남자가 유일하게 겨울의 연기를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요! 신기하고 독특한 여자를 만나서 즐거웠어요. 어른 남자의 든든한 채찍질도 잘 봤습니다. 짧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푹~ 빠져서 볼 수 있었어요! 더 자세한 리뷰는 https://blog.naver.com/silverige/2233064005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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