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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추천]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

기미상궁A 2023-10-30 14:24:17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 제목에 속지 말자, 버림받고 즐기는 호화롭고 앞날 모르는 삶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은 제목과 반대로만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비교적 흔한 <부자 남주의 관할구역에 살게 된 가난한 여주>의 힐링로판처럼 보이는 제목에, 로판 성공법칙 제 1 귀여운 마스코트 고양이와 여주를 아끼는 하녀와 입담 좋은 호위기사까지 일단은 1권 초반만 읽고도 이거 무슨 내용인지 알겠다. 하실 텐데요.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은 익숙한 맛으로 마트 시식코너에서 만두를 먹고 나면 갑자기 테이블 아래로 초대하더니 비밀의 지하실로 초대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캐서린 파냐가 자신의 약혼자를 뺏어간 여동생 탓에 집에서 나와버린 후 가장 싼 값으로 귀신 나온다는 저택을 사들이며 시작합니다. 만약 이 시점에 로판 애독자가 빙의한다면 무슨 소설이었는지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쩐지 매사에 덤덤한 캐서린에게 숨겨진, '파냐'라는 어머니 성에 관한 것이나 초반부터 삿된 존재들을 쫓아낼 수 있는 힘, 저택 바닥에 흉물스럽게 그려진 소환진, 그리고 소환진을 찾아오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속을 알 수 없는 대공 체사레라면 다릅니다. 주인공 캐서린 파냐는 마법에는 별로 재능이 없지만 유명한 마법사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는데, 대신 마법 무효화 능력이 있습니다. 또 어둡고 삿된 존재들을 인지하고 쫓아낼 수 있는 힘이 있지요. 어머니 성인 '파냐'를 되도록 숨기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야기가 진행되며 풀립니다. 로판 여주인공의 법칙, 가지 말라는 곳에 가보고 하지 말라는 것 해보는 것이 스토리 전개를 위해 필요한 일인데, 캐서린은 하지 말라면 목숨 아깝다고 하지 않고 안 죽겠다 싶으면 그건 해보는 편입니다. 물론 귀신 나오는 집에 사는 걸 생각해보면 하지 말라는 일을 하긴 했죠. 그래도 서울 한복판에 월 10만원씩 대저택에 살 수 있다고 하면 귀신 정돈 룸메이트 삼을 수 있지 않습니까? 하여튼 그래서 스토리상 고구마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캐서린이 자기도 모르는 출생의 비밀과 자신의 정체에 접근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남자주인공 체사레 대공은 부유하고 맡은 직책도 많은 유명하고 강한 마법사입니다. 그러나 사실 교황청과 마법이 대립하는 세계관에서, 마법사에 오래 사는 황제의 계약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체사레 대공은 인간 모습을 하고 있는 악마인데, 무려 이름을 부르면 악마들도 두려움에 떠는 해양의 악마입니다. 황제가 마법사인 만큼, 캐서린과 체사레가 사는 국가는 악마들에게 어느 정도 우호적입니다. 이 세계관에서는 마법은 악마의 힘이고, 악마를 계약으로 부릴 수 있기 때문이죠. 체사레는 무척 다정하면서도 의뭉스럽고 어른스러운 매력이 있습니다. 장점 1, 세계관의 확장이 짜임새 있다 로판 제 1의 법칙, 초반부는 개인적이지만 60화에서 100화 이후 후반부는 세계관 확장으로 커진다. 다들 아실 텐데요.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 역시 그렇습니다. 체사레 대공과 계약한 캐서린이 본격적으로 '릴리스'호라는 배에 오르며 세계관 확장이 이루어지는데, 마법 무효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악마들의 세계인 심연을 출입할 수 있다는 특이함을 가진 캐서린 본인과 주변에 대한 설정이 확장됩니다. 아주 초반부터 이러한 떡밥이 조금씩 주어지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세계관이 거대해지며 체사레-캐서린이 원앤온리일 수 밖에 없으며 서로를 위한 존재라는 것 역시 풀립니다. 장점2, 귀여운 마스코트의 법칙:아기,귀여운 동물 로판을 비롯해 장르소설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전지적 독자시점>의 비유, <내가 키운 S급> 피스, <마른 가지의 라가>의 헬리,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의 포포처럼 귀여운 마스코트가 하나 있으면 좋다는 거죠. 캐서린에게도 깜찍한 마스코트가 있습니다. '야옹이'라는, '~지!'라고 말하는 귀여운 아기고양이인데요. 평소에는 치즈색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가출한 순혈 가고일입니다. 캐서린을 괴롭힌 여동생의 결혼식에 깽판을 치러 갈 때 본모습으로 겁을 주고, 그것 외에는 캐서린의 아기고양이로 삽니다. 정말 깜찍한 모습으로, 캐서린의 호위기사이자 정원사이자 더 중요한 역할도 맡게 된 입담 좋고 주먹 잘 쓰는 데미안과 함께 이 소설의 감초가 됩니다. 장점 3, 독특한 등장인물들의 케미 캐서린과 캐서린에게 신사답게 구는 벤츠 남주인 체사레 말고도, 캐서린의 전남친이자 개아가 같은 성질머리지만 별명만은 백합의 성기사인 '퍼시빌', 그리고 잘생긴 얼굴과 능글거리는 성격만큼 독특한 패션센스와 함께 거대한 비행도시이자 악마와 인간 혼혈 네피림들의 수호자 '지오반느'까지. 서브남주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 역시 빠지지 않고 매력적입니다. 세계관은 독특하게도 불교처럼 환생을 거듭하는 세계관인데, 인간이 다음생에는 지렁이로 태어날 수도 있고 그대로 사람으로 태어날 수도 있는 세계관입니다. 세계관이 확장하며 두 서브남주와 체사레가 캐서린과 어떤 관계였는지 보는 것도 이 소설의 쏠쏠한 재미입니다. 서브남주 외에도 무척 아름답고 사교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마담 퐁파두르', 입담 좋고 황자의 사생아라는 공공연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데미안', 늘 캐서린에게 다정하게 굴며 어딘가 이상할 정도로 능력이 좋은 '로제', 로판에서 독보적인 조연상인 마조변태 충성 신하 '할파스', 밉상이지만 캐서린에게 충성하는 '단탈리온', '식물식 반응, 식물식 공감.'등 말 앞에 독특한 컨셉말투를 붙이는 동료 악마등 굉장히 독특하고 입체적인 인물들로 가득한 소설이기에 읽으면서도 소소한 개그포인트에 지루하지 않았어요. 아쉽게도 이 소설의 단점이라면 세계관이 확장되며 타임 패러독스가 중심소재로 사용되어 이해할 때 어려운 부분이 조금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관이 방대하다보니 후반부 스토리에서 헤매게 되는데, 만약 카카오페이지처럼 기다무로 띄엄띄엄 보면 더 헷갈리실 거예요. 또 초반부에 떡밥을 뿌려놓고 후반부에 회수하는 식이라 초반부에는 조금 지루하게 느끼실 수 있지만, 캐서린의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더 큰 사실들이 밝혀질 때까지 쭉 읽다보면 초반부가 모두 이해가 갈 거예요.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인물 활용입니다. 아무래도 서브남주에 대해서는 로판에 있어 아쉬움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는데, 서브남주들이나 조연들에 대한 마무리나 이후의 행보가 훌륭한 캐릭터성만큼 도드라지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원앤온리, 완성도 있는 유치하지 않은 로판을 원하는 분들께 정말 추천드리는 소설입니다. 체사레는 시종일관 초반부에서 여유 넘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시간 여행을 하며 캐서린이 만나는 다른 모습들이나 집착하는 모습이 정말 좋거든요^^ 이 달의 추천 로판,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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