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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리뷰] 결혼 끝 연애 시작 <이혼날 첫날밤>

동딩댕 2023-09-11 20:39:17 [줄거리] 결혼 1주년 기념일. ‘학교생활은 할 만합니까?’ ‘공부하다가 힘들면 맛있는 거 사 먹어요.’ 지헌이 축하용으로 캐릭터 케이크를 사 온 걸 보고, 서예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내가 마냥 어린애로 보이는가 보다 하고. . . . 결혼 5주년 기념일. “그동안 감사했어요. 귀국하신 것도 축하드려요.” 마침내 약속의 날이었다. 정확히는 헤어짐의 날. 법원에 이혼 서류를 제출한 뒤 이별 만찬을 가지는 중이었다. “앞으로도 지헌 씨의 순탄한 미래를 응원할게요.” 그도 서늘한 눈매 끝을 드물게 휘며 잔을 들었다. 그렇게 훈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줄 알았다. 다음 날 아침,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혼한 날에 벌어진 두 사람의 첫날밤이었다. * “후회했습니까? 그날 밤 일.” “…….” “만약 진서예 씨가 후회하지 않았다면…….” 한 발짝 더 다가온 지헌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오늘 밤도 같이 보내고 싶다고 하면 넘어와 줄래요.” [리뷰] 지헌과 서예는 정략결혼을 한 비즈니스 부부로 5년간 결혼생활을 했지만 7살의 나이차이와 지헌의 중동파견 때문에 데면데면한 사이이다. 서예는 지헌의 집안에서 아이를 가지라는 압력이 들어오고 어머니도 돌아가시자 결혼생활을 유지할 이유를 잃어버리고 이혼을 요구한다. 큰 갈등없이 이혼하기로 한 둘은 마지막으로 와인을 마시다가 같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본래 이혼 숙려기간동안 여행을 갈 생각이었던 서예는 지헌을 두고 호주로 떠나고 4개월 뒤 돌아와 제주도에서 지내게 된다. 뒤늦게 이혼 사실을 알게 된 서예의 아버지가 반대하는 바람에 이혼확정이 미뤄지면서 서예와 지헌이 마주치는 일이 잦아진다. <이혼날 첫날밤>은 선결혼 후연애 키워드를 가진 순한 맛 소설이다. 정략결혼을 한 지헌과 서예가 뒤늦게 서로의 매력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포인트이다. 건설회사의 본부장인 지헌은 결혼생활을 할 때 서예와 자주 만나지는 못 했지만 항상 서예를 배려하며 편의를 봐 주었다. 서예의 졸업과 취업을 축하하고 장모님의 건강을 걱정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서예에게 군말없이 따른다. 서예 아버지의 사업이 결혼으로 수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것을 무기로 휘두르는 일도 없다. 진헌은 이혼을 할 때 서예에게 건물을 위자료로 주려고 하고 서예가 스킨스쿠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알고 지인을 소개시켜 주면서 장비를 선물하기도 한다. 또 다른 포인트는 서예와 지헌을 중심에 두고 엮이는 주변인물들의 관계이다. 서예의 절친한 친구 수경은 지헌의 친구 남준과 연애 관계로 얽히게 된다. 수경의 동생 수하는 서예를 짝사랑해 지헌과 신경전을 벌인다. 하지만 지헌과 수하가 해병대 선후배 관계인 것이 밝혀지고 서예가 수하에게 선을 그으며 관계가 정리된다. 이처럼 등장인물들끼리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색다른 면을 선보여 인물들이 입체적이게 된다. <이혼날 첫날밤>의 가장 큰 갈등요소는 지헌의 형 성범의 위협이다. 성범은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상태인데 출소하면서 지헌의 약점을 잡아 후계자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되찾으려 한다. 그러면서 서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녀를 죽이려 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도 한 화만에 마무리된다. 오히려 이 사건을 통해 서예는 아버지와 화해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마음의 결핍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다. 성범은 그 후 중국으로 도피했지만 사채업자들에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혼날 첫날밤>은 전체적으로 큰 사건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내용으로 마음편히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지헌은 서예를 다정히 챙기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큰 갈등없이 진행된다. 가장 큰 사건은 지헌의 형 성범이 저지른 범죄이지만 자극적인 서술없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고 해결된다. 일상적인 내용이 주가 되기 때문에 ‘마라맛’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심심할 수 있지만 주인공 사이의 관계가 천천히 진전되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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