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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리뷰] 완벽한 남자가 내 앞에서 연약할 때 <태연한 거짓말>

동딩댕 2023-08-23 18:08:22 [줄거리] 아버지의 유전자로 어머니의 인생을 좀먹으며 자라나 지금 이 자리에 뻔뻔하게. 태준섭. TK그룹 태시환 회장의 사냥개. 젊은 환관. 사위를 극도로 증오하는 태 회장에 의해 ‘강준’이 아닌 ‘태준섭’이 되었다. 사람들은 준섭의 무표정한 얼굴 뒤의 야망을 비웃기도, 두려워하기도 한다. 비 오던 어느 날, 한 여자가 등장한다. 연우경. 누군가 파 놓은 함정일 것이 분명한 여자가. [리뷰] <태연한 거짓말>은 할리퀸 소설이 약간 진화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할리퀸 소설과의 공통점은 남녀주인공 설정과 두 사람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남자 주인공 태준섭은 소설 속 굴지의 대기업 TK의 핵심 부서인 혁신전략본부의 상무이다. 재력과 권력, 큰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모두 갖춘 남자로 전형적인 로맨스 남자주인공이다. 여자주인공 연우경은 태씨 집안 남자 두 명 모두가 첫눈에 매력을 느낄 만큼 매력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다. 우경도 작품 속에서 능력 있는 여성으로 그려지긴 하지만 그저그런 대학을 나온 평범한 집안의 일반 회사원으로 설정돼 남녀주인공 사이에 사회적 조건 차이가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경은 작품 초반, 회사에서 억울하게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비난을 받지만 모든 것을 본인이 감당하고 사직한다. 또 여자주인공은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참아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피해자이지만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인내하는 여자 주인공의 성격이 클리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클리셰가 오래 살아남는 이유는 있는 법이다. 하지만 젊은 독자들은 인내와 순종의 미덕보다는 불의에 맞서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그런 취향의 독자들은 연우경 캐릭터에 매력보다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의 로맨스 관계 속에서도 남녀주인공의 갑을 관계가 뚜렷한데 이런 분위기도 젊은 독자보다는 기존의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우경도 물론 준섭의 외모에 매력을 느꼈지만 적극적으로 로맨틱한 관계를 위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앞에서 항상 긴장하고 불편해하면서 최대한 부딪히지 않으려 한다.(적어도 25화까지) 준섭은 우경에게 까칠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지만 처음부터 그녀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준섭이 주도권을 가지고 먼저 행동하면 그것에 우경이 감정적 동요를 겪는 공식으로 전개된다. 할리퀸 소설과 다른 점은 남자주인공이 결핍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태준섭은 몸이 약한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어머니를 배신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릴 적에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연약한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한 후 TK일가의 사람이 되지만 다른 가족들의 경계대상으로 고립되어 있다. 이런 상황은 소설 속에서 남자주인공의 감정도 섬세히 묘사되는 것과 시너지가 일어나 독자들은 남자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상처가 여자주인공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에서 남녀주인공은 감정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재미가 느껴진다. 또 다른 점은 여자주인공이 직업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이다. 연우경은 태시환 회장의 인정을 받을 만큼 능력있는 인물로서 남자주인공에게 의존하지만은 않는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이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이 늘어나면서 이런 여성 캐릭터가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태연한 거짓말>은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외 스토리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설 초반부는 남녀주인공의 로맨스보다 태준섭과 태이섭의 후계자 쟁탈전과 TK기업 경영 이야기와 연우경과 태준섭이 일하는 이야기가 차지한다. 태준섭과 태이섭의 부모대의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소설의 디테일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저 로맨스를 기대하는 독자들이나 나이가 어린 독자들은 복잡한 내용 때문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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