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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 리뷰

스물이레 2023-04-29 21:28:36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 거기가 어디죠? 감상포인트 1 :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 이 포인트는 아마 이 작품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꼽을 포인트일 것 같은데요, 그만큼 눈에 딱 띄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판타지 소설에서 '마법'은 대게 수학 혹은 과학의 영역으로 다루어졌었죠. 이를테면 정교하게 수식을 계산해야만 압도적인 위력을 가진 마법을 쓸 수 있다던가 하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문과의 영역에서 다루어진 마법은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이 처음이라 신선하기도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진언]을 읊조리며 엄청난 스케일의 마법을 쓰는 주인공을 보면 [진언]의 미려함에 감탄하게 되는데 실제로 작가님께서 옛 고전 문학이나 성경 등에서 많이 인용해 오셨더라고요. 글자와 글자의 조합일 뿐이지만 그 위력은 단순히 문장을 이루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 그것을 곱씹게 한다는 점에서 <문송안함>의 매력이 정말 대박... 감상포인트 2 : 탄탄한 설정 두 번째 포인트가 어쩌면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어요. 앞서 꼽았던 [진언]의 존재나, 문과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마법 역시 탄탄한 설정들과 합쳐져 더 빛을 발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설정은 기초 중의 기초인 부분이잖아요? 아무리 단단하고 멋진, 역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라도 모래위에 지을 수는 없으니까요. 아주 가끔이기는 하지만, 작품들을 읽다보면 간혹 이러한 설정 자체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문송안함>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더 몰입해서 작품 속 세계를 만날 수 있었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세계관 설정만큼이나 인물 설정도 탄탄하게 잡혀있었다는 것!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은 물론이고 주인공 무리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에서부터 스치듯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서사가 아주아주아주 탄탄해요. 적당히 뭉게고 넘어갈 법한 요소임에도 세세히 신경 쓴 티가 나 좋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서술 도중에 설정을 과하게 풀어놓는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표현으로 그러나 그 누구에게서도 잊힐 수 없도록 분명하고 확실하게 등장해요. 그래서 만약 <문송안함>의 설정만 따로 모아 책으로 출간해도 꽤나 수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 번외포인트 : 알콜중독묘 베헤못 주인공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대뜸 고양이의 이름부터 나오다니!!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사실 정체가 정말 '고양이'가 맞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단숨에 맞다라고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통 고양이가 아니거든요. 수도방위대 학교에서 가장 만만한 이를 골라 자신의 식사 시종으로 삼는 '베헤못'은 '클레이오(주인공)'의 훌륭한 스승이자 아닌 척 하면서도 클레이오를 누구보다 아껴주는 알콜중독묘 입니다. 아주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묘(?)죠. 덕분에 클레이오는 베헤못에게 매번 아주 귀한 와인만을 고르고 골라 진상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전혀 지식이 없었던 독자 1도, 이 장면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입가에 침이... 고입니다. 베헤못 뿐만 아니라 그의 충실한 식사시종인 클레이오도 예민한 입맛을 소유한 덕에 매번 등장하는 음식들의 묘사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공복 상태에서 보시기엔 조끔 해로운 작품인 것 같기도 하네요 마무리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의 주요인물들의 이야기는 '수도방위대 학교'에서 시작하는데, 막상 아카데미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인물들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주요한 목표는 아니죠. 클레이오가 쓰는 마법이나, 아서가 쓰는 검도 마찬가지에요. 음... 설명하기 어려운데 학교에서의 성취나, 마법, 검술 혹은 그 외의 요소들이 그 자체로 목표라기보다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를 위한 중간다리 같다는 느낌? 사실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목표는 아주 분명합니다. '아서 리오그난'이 무사히 왕이 되는 것. 클레이오가 이 세계에 오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더 '중간다리'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주인공의 목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능력치, 배경 및 인물 설정 등이 조화롭게 잘 어우려져 있다고 봐도 되겠죠? 크게 변동이 없다면 아서는 무사히 왕이 될 테고, 클레이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거에요. 독자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죠. 이렇듯 (거의)결말이 정해져있음에도 한 작품을 읽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흔히 '매력'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은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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