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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 흔한 소재와 평면적 캐릭터를 씹어먹는 좋은 전개

코끼곰 2023-03-22 01:03:07 링크 - bit.ly/3bkbaIo 유일무이 전무후무! 남들은 제자린데 나만 레벨업 짱짱 쉽게 해서 다 씹어먹고 어떻게든 날 등쳐먹으려는 세상에 자유를 선포한다! 제목만 봐도 이 작품의 포부를 아주 잘 알 수 있다. 사실 제목만 보고 기피했던 작품이 있었다면 [주인공이 힘을 숨김] ,[나 혼자만 레벨업] 두작품이었다. 그런데 최근 개명작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을 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살펴보니 [주인공이 힘을 숨김] 이 있는 게 아닌가... 안 볼 수 없어서 보고 나니 제목만 보고 지레 유치포풍이니 어쩌니 했던 게 민망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보는 작품은 그 이유가 있는 법인 거다. 같은 이유로 [나 혼자만 레벨업]도 언제 읽어봐야지 하던 와중. 블라이스 이용권이 생겼다. 내 돈으로 보고 싶진 않은 와중에 개꿀이네 하고 얼른 봤다. 결론적으론 솔직히 개명작, 수작이라곤 하기 힘들다. 그래도 이만하면 헌터물. 아니 헌터물 뿐 아니라 그냥 요즘 판타지의 입문작이자 교과서로 소개할만하다. 솔직히 소설 전반적으로 서술이 노티가 나고 좀 후진 건 사실이다. 주인공이 끌끌 웃었다거나 여자 등장인물이 손목을 잡히니 볼을 붉혔다거나 등등 걍 보기만 해도 짜증 나는 쉰내 서술이 작품 곳곳에 있다. 주인공을 포함한 다른 캐릭터들도 하나도 개성이 없다. 주인공도 인상이 아주 희미하고 그 외 등장인물들은 미세먼지 급 존재감. 주인공 힘자랑용 인물들이 자주 활용된다. 그러나 이런 단점 따위 오히려 좋다는 듯 그냥 씹어먹고 나가는 재밌는 전개가 정말 이 작품의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웹소설은 다 버려도 캐릭터 3명만 잘 뽑으면 괜찮게 굴러간다고 생각했다. [드래곤라자]의 후치와 [간신이 나라를 살림]의 간신. 그리고 [악당은 살고 싶다]의 데큘레인같은 캐릭터 셋이라면 이계든, 서울의 s급 게이트 앞이든, 아카데미든 어떻게든 그림이 될 것 같으니까. 그런데 [나 혼자만 레벨업]은 그딴거 다 필요 없고 주인공이 누구든 간에 재밌게 해줄게~ 라는 식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작가가 아주 알차게 내용을 준비해둬서인 것 같다. 난관->성장 -> 보상->난관-> 성장 -> 보상의 사이클에서 쉴 틈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첫 번째 던전이자 작품의 핵심이 되는 기연을 얻을 때도 흔히 나오는 길 가다 주웠다는 식의 성의 없는 전개가 아니다. 툼레이더나 스카이림의 던전같은 퍼즐형식의 던전을 보여주고 시작부터 주인공을 낭떠러지로 몰아가 몰입하게 만든다. 이후에도 성장과 힘순찐 그리고 힘자랑으로 이어지는 전개의 무한나선에서 각각의 사건을 기발하게 해결한다. 전직 퀘스트를 해결하는 부분에서처럼 주인공이 좋은 보상을 받는 당위성을 보여주고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즐거움을 준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편파적인 소제를 저항 없이 사람들이 재밌게 보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스토리를 떠올리고 노력했을지 작가님의 노력이 많이 드러나는 작품이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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