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것을 단 한 번도 바란 적이 없어.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지.
당신은 사랑이 뭔지 모르지.
인간들은 사랑을 할 줄 알아.
사랑이 뭔지 모르니까 사랑하는 방법도 모르겠지.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도 못하겠지.
나는 사랑하고 싶었어.
사랑을 하고 싶었어." -240화 중 하이드
*해당 소설은 블라이스의 지원을 받아 전회차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줄거리
괴물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엘시아.
그녀는 친동생처럼 여기며 돌봐온 인간 아이에게 가족을 되찾아주기 위해
아이의 유일한 혈육이자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남자,
로켄페데스 대공을 찾아간다.
“대공님, 저한테 대체 왜 이러세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당신은 아무것도 받지 않으려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서릿발처럼 차가웠던 그는 어쩐지 과거와 달랐고,
그로 인해 그녀는 정체를 숨기는 데 난항을 겪게 되는데…….
“당신이 아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이 혼자 우는 모습 따위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당신의 마음은 과연,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감상평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야?
<블러디 레이디>의 몇개 없는 블로그 리뷰들을 보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소설을 읽는 초반까지는 그 의견에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나름 괜찮은데 전개가 느려서 평이 박한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소설의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점차 무너졌습니다. 느려도 너무 느렸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은 심하다 싶을정도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지만 정작 그 생각과 감정속에는 그들이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가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150화가 넘어가는 회차동안 알맹이없는 속마음만 주구장창 나와 이 소설은 미로에 빠져버렸습니다. 180화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등장인물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이거겠거니 짐작하는게 다였습니다.
<블러디 레이디>는 312화로 완결이 나는 소설입니다. 웹소설에서 312화는 결코 짧은 회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긴 분량에 속합니다. 300화 정도면 필력 좋은 작가는 거대한 세계관을 하나 만들어내고 명작으로 대우받으며 완결을 낼 정도의 분량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다 읽은 지금도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추구했던 바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리리엔을 납치하도록 지시했던 황제는 '왜 납치를 지시했는지 왜 하필 괴물에게 맡겼는지'가 나오지 않았고 괴물들을 지원하며 엘시아를 원하던 아이작과 하일롭은 '왜 괴물을 지원하고 왜 엘시아를 탐냈는지 그래서 뭘 하려고 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최종보스로 취급되던 교황마저 너무도 허무하게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물론 그가 가진 능력은 무엇인지, 교황이 괴물을 실험함으로서 어떤 정보를 얻어내려 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특별한 능력을 지녀 모든 이들의 타겟이 되었던 엘시아마저 그녀가 가진 힘이 어떤것인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소설이 진행되는 312화동안 말한 것이라곤 그저 엘시아가 레오디안과 리리엔의 곁을 떠나야 하는것이 옳은지를 고민하는 내용과 리리엔과 엘시아가 서로를 향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모습밖에 보여준게 없습니다.
저토록 많은 분량을 사용하였음에도 풀어야 할 내용 중 대부분이 풀리지 않고 물음표로 남아버려 매력적으로 느껴져야할 캐릭터들은 엘시아의 고민에 사로잡혀 밍숭맹숭해져버렸고 공감받던 주인공의 고뇌도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해버려 피곤함만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레오디안과 하이드라는 캐릭터는 저 밍숭맹숭 집착 속에서도 살아남아 오히려 더 주인공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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