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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리뷰/완결/현판] 재벌집 막내아들

윤숌 2022-10-31 19:08:05  재벌집 막내아들 산경(山景) │ JHS BOOKS │ 326화 완결  신은 내게 복수의 기회를 준 것일까? 아니면 같은 피를 나눈 가족이니 용서하라는 뜻일까? <재벌집 막내아들> 4화 발췌  #현판 #재벌물 #환생 #회귀 #복수  별점 │ ★★★★☆ 한 줄 평가 │ 전생의 복수에 충실한, 볼 만한 재벌물.  ────────── 작품 소개  『자금이라는 것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이 뭘 압니까』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무심코 한 말이다. 직장인, 샐러리맨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머슴이다. 나 역시 머슴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집사가 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집사는커녕 내동댕이쳐진 머슴이 나의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신의 축복을 받았다. 딱 절반의 축복을. 다 좋은데 왜 하필 막내냐고!  ──────────  이하의 리뷰 내용은 리뷰어의 개인적인 감상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며, 작품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엉뚱한 길로 새지 않는 복수  복수물을 볼 때 가장 짜증나는 경우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작품 초반 주인공이 설정했던 목표, 복수의 대상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경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의 배후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개입되었음을 확인하고 복수의 대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영 엉뚱한 길을 따라가거나 아예 복수가 흐지부지된다면 그건 제대로 된 복수물이 아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의 가장 좋았던 점은 작품 초반, 주인공이 보여주었던 의지가 완결까지 충실하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윤현우'는 순양그룹의 오너 일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그들에게 팽 당하고, 시간을 거슬러 '진도준'의 몸에서 눈을 뜬다. 어떤 이유로 몸이 바뀐 건지는 몰라도, 주인공의 새로운 몸은 그에게 누명을 씌웠던 순양그룹의 오너 일가 중 한 명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순양그룹 창업주이자 회장인 진양철의 다섯째 아들, 진윤기의 둘째 아들. 진윤기는 그룹에서 한 자리씩 차지한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여배우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면서 아버지에게 밉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들인 진도준은 그룹 일에서 제외된 아버지를 둔 데다 사촌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렸다. 이런 상황 속 다행이라면, 진윤기를 외면했다는 죄책감 탓인지 할아버지 진양철이 진도준을 각별히 아낀다는 것. 주인공은 이 점을 이용해, 할아버지의 환심을 사며 점차 자신의 몸집을 불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런 진도준의 최종 목표는 바로 순양그룹을 제 손에 넣는 것. 진도준에게는 그가 아는 미래를 이용해 벌어들인 자금도, 새로운 회사를 차릴 능력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큰 회사를 세우는 것'이 아닌, '순양그룹을 가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윤현우로 살았던 전생에서 지방대 출신으로 순양에 입사해, 오너 일가의 뒤처리를 하며 모욕적인 일들도 참아넘겼다. 머슴 신세에서 벗어나 하다못해 집사라도 되겠다며 그룹과 오너 일가에 충성을 바쳤지만, 끝내 권력에 가까워지기는 커녕 죽임을 당했다. 진도준의 몸에서 눈을 뜬 후,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수는 그들을 단순히 죽이는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진 것을 철저하게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너 일가가 가졌던 것. 그건 바로 특출난 능력이 없음에도 단순히 진양철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물려받은 순양그룹, 그 자체였다. 때문에 진도준의 복수는 순양그룹을 오롯이 차지하며 마무리되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제목이 이 작품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가?'이다. 주인공인 진도준을 제외하고 이 작품의 핵심 인물을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은 진도준의 할아버지이자 순양그룹의 창업주인 '진양철'이다. 작품 후반부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어쩌면 사망한 이후에도 진양철은 작품 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진윤기도 좋은 아버지이기는 하나, 그가 진도준에게 진양철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쳤을까? 아버지 캐릭터의 활약이 후반부에 살짝 나올 뿐 그리 두드러지지도 않고, 작품 전체적으로 가장 케미가 좋은 페어가 할아버지 진양철&손자 진도준임을 생각했을 때, <재벌집 막내손자>가 이 작품의 제목에 조금 더 걸맞지 않았을까 싶다.  ────────── 철저한 시대 고증, 하지만 매력적이었는지는 모르겠는 대부분의 조연  <재벌집 막내아들>은 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겪은 회귀와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섞인 현대판타지 소설이다. IMF나 해당 시대의 정치적인 상황 등, 시대에 대한 고증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작품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단순히 많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복수라는 목표를 두고 그를 달성하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성취감과 재미를 느꼈다. 반면, 이 작품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매력을 잘 모르겠는 인물들'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아쉬웠던 인물은 이 작품의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민영'이었다. 작품 댓글 중 '작가가 로맨스를 잘 못 쓴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그런 건가? 싶을 정도였다. 둘 모두 바쁜 상황에서 짬을 내 연애하는 것임은 알겠지만, 한 달에 한 번 식사나 겨우 하는 관계가 정말 연애가 맞을까? 사귀기 시작한 이후 한동안 서민영이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냥 시간 없어서 헤어졌나?'라고 생각했지만 버젓이 잘 사귀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었다. 갑자기 프로포즈를 하고, 날치기로 혼인신고까지 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이게 뭘까 싶었다. 다른 사건들에서의 개연성은 충분히 납득이 갈 정도였지만, 서민영과 진도준의 관계만큼은 이 둘이 서로를 좋아하기는 하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단순히 비즈니스적 협력 관계라면 상관없지만 애인, 더 나아가 부부가 될 사이라면 중간중간 연애하는 에피소드를 조금이라도 넣어줬어야 이러한 전개가 납득되었을 것 같다. 차라리 로맨스가 아예 배제되었다면 모를까, 어정쩡한 로맨스에 황당함까지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판타지 작품에서도 어느 정도의 로맨스가 있기를 원하거나,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반면 '현판에서 로맨스가 대체 웬 말이야!'라는 생각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나름 괜찮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악역 인물들 중 사람들을 끌어당길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의 악역은 모두가 순양그룹 오너 일가로,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재벌'을 표방한다. 이러한 악역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등장하는 악역마다 죄 평면적이다 보니 '매력적인 악역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평면적인 악역을 치가 떨리게 싫어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악역들의 캐릭터만 아쉬울 뿐, 작가의 필력도 좋고 사건의 구성이나 떡밥 회수, 복선 등의 면에 있어서는 뛰어나다 보니 작품 자체는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평소 재벌물을 좋아하거나, 킬링타임용 현판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 블로그 리뷰 │ https://blog.naver.com/fhtm1601/222915928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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